▲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인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공보실에서 박수현 비서실장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청와대 측의 사양으로 전달하지 못한 '난'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더민주 비대위원장 비서실 간 세 차례 수령 문제를 놓고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축하 난을 보내라는 지시를 해 비대위원장 비서실은 오전 9시 7분경 '박수현 비서실장이 직접 갖고 가겠다'고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연락했다"며 "그런데 청와대 측에서 9시54분경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답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비서실은 '2013년 4월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에 박 대통령이 생일 축하난을 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난을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정중하게 사양하겠다'였다"며 "그래서 '야당 대표가 보내는 난'이라고 다시 제안했지만 정무수석실 답변은 또다시 '정중하게 사양하겠다'였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지역구인 박수현 비서실장이 난을 전달하기 위해 지역구 일정을 취소하고 상경했지만 결국 청와대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것이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박 비서실장은 "대통령 생일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해 축하 난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정치는 정치고 도리는 도리다. 고단한 삶을 사는 국민에게 설 명절을 앞두고 훈훈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도리라는 기대를 갖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비서실장은 "어쨌든 대통령의 생신을 축하드리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담아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다만 생신 축하 말씀이 아니라 유감의 말씀을 드리게 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난을 사양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알았다"고만 짤막하게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생일축하 난을 거절한 반면 이날 오후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는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이름으로 보낸 화환이 놓여 눈길을 끌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대전 중구의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는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이름으로 보낸 화환이 더민주 김 위원장의 화환 옆에 나란히 놓여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했지만 대선 후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기 부양' 쪽으로 기울자 박 대통령 지지 그룹에서 물러났고 "경제민주화 후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더민주 사령탑을 맡은 후인 지난달 29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처리라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파기하는 등 정부와 여당의 쟁점법안 처리 방식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