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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IT] 대충 꽂아도 문제없는 USB가 나온다구요?

‘USB-C’ 보급 속도…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세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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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1.26 12:11:32

▲여러 가지 USB 단자들. (사진=인터넷)

오랫동안 수많은 PC·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통받아온 문제가 있었습니다. USB 단자를 제대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였습니다.

위아래 방향을 신경써서 정확히 꽂아주지 않으면 연결이 되지 않는 구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영드 ‘셜록’의 한 장면. 주인공 셜록이 왓슨의 스마트폰을 보고 추리를 하고 있다. (사진=BBC 캡처)

이를테면 영드(영국 드라마) ‘셜록(Sherlock)’에서 퇴역 군인 왓슨(마틴 프리먼)은 괴짜 명탐정 셜록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만나자마자 친하지 않은 형이 알콜 중독자라는 사실을 들키게 됩니다. 형에게 받은 스마트폰의 충전 단자에 흠집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슈뢰딩거의 USB 가설. (사진=인터넷)

오죽하면 양자역학의 오래된 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본뜬 ‘슈뢰딩거의 USB’ 가설이 나왔을까요?

슈뢰딩거의 USB 가설에 따르면, 관측되기 전의 USB는 세 가지 상태가 존재합니다, 위, 아래, 그리고 중첩이죠. 그래서 관측되기 전의 USB, 이를테면 PC 뒷면의 잘 안보이는 지점에 위치한 USB를 제대로 꽂기 위해서는 세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전형적인 공대 개그(Joke)입니다.

▲USB를 개발한 인텔의 개발자 ‘아제 밧’. (사진=인텔)

사실 이 모든 문제는 USB의 발명자 ‘아제 밧(Ajay Bhatt)’의 단견에서 비롯됐습니다. 

인텔 USB 개발팀의 책임자였던 인도 출신의 개발자 밧이 시리얼 포트, 패러렐 포트 등 이전까지 PC 뒷면을 어지럽히던 복잡한 입력 포트와 연결 단자들을 하나로 통일할 위대한 규격 ‘USB(Universal Serial Bus: 범용 직렬 버스)’의 개발을 이끈 것은 분명 과거 더글라스 잉글버트의 ‘마우스(Mouse)’ 발명에 버금가는 업적입니다.

PC, 스마트폰을 비롯해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IT 제품들이 크든 작든 다양한 규격의 USB 포트를 기본 탑재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밧은 위아래를 신경쓰지 않고 일단 꽂아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그 결과, 매번 PC에 USB 기기들을 연결하거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마다 포트와 단자의 방향을 확인하고 꽂아야 하는 문제가 생겼지요.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 위아래를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인터넷)

어쨌든 이 문제는 적어도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이미 어려움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 애플은 썬더볼트 혹은 라이트닝이라 불리는 새로운 연결 단자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아이폰5 또는 아이패드 4세대 이후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단자를 연결할 때 위아래를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USB-C의 구조. (사진=인터넷)

하지만 라이트닝 단자는 애플의 독자 규격이라 안드로이드 진영이 채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쪽도 대책을 생각하게 되었지요. 지난 2014년 8월 1일, USB 프로모터 그룹은 속도가 훨씬 빨라진 차세대 연결 규격 ‘USB 3.1’을 공개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 소형 기기를 위한 ‘타입 C’ 규격도 공개했습니다. 

‘USB-C’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애플 라이트닝 단자처럼 위아래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냥 꽂으면 됩니다. 

라이트닝 단자의 경우 접속부가 노출되어 있어서, 단자가 손상되거나 감전이 될 우려가 있었는데, ‘USB-C’는 단자의 외부를 감싸는 테두리가 있어서 이 문제 역시 해결됐습니다.

그 외의 소소한 장점으로는 기존의 전원 충전 기능이 한결 강력해진다든가, HDMI 단자까지 대체할 수 있다든가 하는 점들을 들 수 있겠군요.

▲애플 2015 신형 맥북의 USB-C 단자. (사진=에누리)

문제는?

아직은 보급이 그닥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겠군요. 하지만 이 문제 역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항상 앞서가는 애플이 지난해 3월 맥북의 최신 모델에 USB-C를 탑재했고, 구글도 비슷한 시기 신형 크롬북에 이를 채용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USB 마이크로 B’(위)와 향후 대중화될 ‘USB-C’(아래). (사진=에누리)

PC쪽에서도 인텔의 최신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가 USB-C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한 모든 PC와 노트북에서 USB-C를 쓸 수 있다는 얘기죠.

▲USB-C를 이미 채택한 넥서스 5X(위)와 넥서스 6P(아래). (사진=안드로이드 오소리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구글의 최신 넥서스 모델인 ‘넥서스 5X(LG전자)’와 ‘넥서스 6P(화웨이)’가 이미 USB-C 타입을 채택했군요. 갤럭시 시리즈도 차기 모델인 ‘S7’에서 채용될 것이 확실시 되고,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합류할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구글이 차세대 안드로이드 6.0 마쉬멜로우에서 USB-C를 기본 연결 단자로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USB 메모리 제품들도 기존 USB와 USB-C를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들이 하나둘씩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안으로는 USB-C의 보급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것 같습니다. 위아래가 헷갈려서 고통받았던 많은 사용자들도 내년쯤에는 많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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