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1.25 13:56:46
강원도가 농업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중기계획을 발표했다. 농업인력을 정예화해 농업․농촌의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26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도내 농가인구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이는 곧 고령화의 심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00년도 대비 농가인구는 28%가 감소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한중FTA가 발효되면서 현장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안은 있을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청장년층 후계농업인을 늘리는 것이다. 도내 농촌마을 청년회장의 평균 나이는 65세다. 농업인의 자녀를 후계농업인으로 육성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귀농귀촌 이외 딱히 방법은 없는 실정. 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대안찾기의 시작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도는 오는 2020년까지 1100명의 후계농업인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5년 7360명에서 8460명까지 증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규 창업농 지원 등 1277억 원을 투자한다.
귀농귀촌 유치 목표는 더 대담하다. 2015년 현재 2만호인 귀농귀촌 세대를 2020년까지 5만호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3만호를 더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정착금 지원 등 1073억 원이 투자된다.
이를 위해 농촌생활을 경험하고 농작업을 배울 수 있도록 도내 5개 지역에 귀농인의 집을 조성한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500명을 선발해 귀농 창업과 주택구입을 지원한다. 귀농인 중 100명에게 연간 정착금으로 매월 50~80만 원을 준다. 기존 마을주민과 화합을 위해 60개 마을에 프로그램 지원비를 제공한다.
농번기마다 일손은 부족하다. 도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법무부와 협의해 농번기 농업분야 90일 단기 취업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내 농업인단체·유관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역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월 농업 大 토론회에 이어 3월 농업전문인력 육성 세미나를 개최한다. 어떤 의견들이 제시될까.
먼저 식물공장이 있다. 식물공장은 통제된 시설 내에서 생물의 생육환경에 필요한 빛, 공기, 열, 양분, 수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획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적인 농업 형태다. 식물공장에 IT·BT·ET·RT 등 기술이 융복합되면 다양한 전후방 연관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현재 자동화·로봇화 요소기술이 개발되고 태양광을 이용한 수직형 공정생산시스템이 확립되는 한편 인공광을 이용한 공정생산 재배조건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도는 농식품부의 농고 창조농업선도고교와 농대 영농창업특성화 사업 공모에 적극 임할 계획이다.
농고·농대의 농업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대학내 4-H회를 확대하고 기존 청년 4-H 회원 농장을 영농교육 실습장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 농장중 태양광을 이용한 공정생산시스템 등 선진농법을 도입한 시설이 좋은 모델이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스마트농업을 지원한다.
6차산업화도 있다. 6차산업화는 1차 산업인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2·3차 각 산업과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이다. 농업생산, 농산물 가공, 농촌관광 등 생산과 서비스의 단순한 집합(1차+2차+3차=6차산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산업의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융합(1차×2차×3차=6차산업)을 의미한다.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의 활성을 위해 6차산업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농가소득증대, 농촌경제 활성화, 농촌융복합산업 생태계 조성, 공동체 유지 등을 포괄하고 있다.
인제 용대리 지역은 러시아산 명태를 가공해 연간 2000톤의 황태를 생산하고 있다. 축제와 유통이 연계된 6차산업으로, 140여 가구 연평균 4000만 원대의 고소득 마을로 성장했다.
도는 청년 농산업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만 18~39세 이하의 신규 영농창업자를 선발해 월 80만원의 창업안정자금을 최대 2년간 지원한다. 창업농 중심의 후계인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6차산업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촌자원융복합화, 농촌관광 활성화, 마을기업형 공동체 육성, 6차산업화 협의체 구성 등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도내 농산물 재배 면적 추이를 보면 남부지역 작물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호박, 토마토, 사과 등 재배면적은 급격히 증가했다. 또 딸기와 포도 재배면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잘만 활용하면 지역의 새로운 특화작목을 육성해 농업인의 소득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예상되는 품목을 적극 활용해 농업의 새로운 전기로 만들어야 한다.
FTA에 대응한 적극적인 변화도 필요하다.
한중 FTA로 인한 도내 농축산업의 생산 감소액은 밭농업을 중심으로 20년간 최소 63억 2000만 원에서 최대 92억 6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곡물류 감소액이 가장 커 는 14억 9000만 원~19억 60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외 채소류 38억 5000만 원~38억 9000만 원, 과실류 5000만 원~1억 1000만 원, 특약용·기타 8억 9000만 원~21억 1000만 원, 양잠의 일부가 4000만 원~9000만 원의 생산액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농축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도 차원의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도내 농축산물의 수출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중국의 관세철폐 품목을 중심으로 농축산물 수출이 가능하도록 일관된 생산과 유통체계 구축 등 수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또 중국 국민의 식생활패턴 변화, 경제성장, 인구정책 변화, 기후변화 등에 따라 식품소비 패턴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출 전략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미래 농업을 책임질 농업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도내 농가인구는 2003년~2013년 10년 간 약 4만 명이 감소했다. 2003년 21만 7813명이던 농가인구는 2013년 17만 7227명으로 4만 명(18.6%)이 줄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도내 농업인구의 고령화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3년 현재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36.8%로 10년 간 약 14% 증가했다. 반면 15세 미만은 동기간 50.6%나 감소했다. 또 생산가능인구인 15세~65세는 26.6%가 줄었다.
도내 가구원수별 농가는 2인 가구가 53.2%로 가장 높다. 3인 가구는 16.1%, 1인 가구 13.4% 순으로, 도내 농가평균 가구원 수는 2003년 2.9명에서 2013년 2.5명으로 10년 간 0.4명이 감소했다.
농업계고교의 감소는 이런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1990년대 총 7개였던 농업고등학교는 현재 홍천농업고등학교가 유일하다. 6개 고교는 종합고등학교 혹은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전환됐다.
전국적으로 광역정부 차원의 지역농업 전문인력이 육성되고 있다.
전북은 농식품인력개발원을 설립해 농식품산업 기반의 현장맞춤형 교육을 실시중이다. 경북도 경북농민사관학교를 만들어 농업 관련 교육과 연구기관간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중이다.
이와 함께 (재)다산인재개발원 내 설립된 한국농식품직업전문학교는 농식품산업 비즈니스 전문가양성을 목표로 학교 내 첨단 식물공장시스템을 설치했다. 자동제어 기술과 IT기술을 활용해 식물을 생산 중으로, ICT융복합·창조농업 특성화한 학교다.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는 전국 최초로 친환경 농축산분야 마이스터고 지정된 곳으로, 친환경농업분야에 대한 청년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도는 대학에 위탁해 실시하는 농업최고경영자 과정을 비롯해 농업인 평생학습 과정, 농업마이스터 대학 과정 등 교육 수준을 더욱 내실화할 방침이다.
또한 농업인 교육이력제도를 도입해 연구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농업 교육 관련 기관별 역할을 재정립하고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인 교육에 관한 사항을 협의 조정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어재영 도 농정국장은 "농업․농촌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농업인력 육성을 통한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농업인 단체․농업 관련 유관기관․학교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원발전연구원 지경배 연구위원은 "농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ICT와 농업을 융복합하고, 미래 창조농업을 이끌어갈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특성화 학교의 설립도 한 예"라며 "미래성장형 농업마이스터고 지정을 통해 고교단계에서부터 농업인재를 확보하고 (가칭)강원도 농업인력육성센터를 설치해 집행기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