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는 SK텔레콤과 이를 반대하는 LG유플러스가 새해 벽두부터 날선 비방전을 벌였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며 “합병 후 3년 안에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등 전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경제학 교수진에 의뢰한 자체 용역보고서를 인용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가격인상압력지수(GUPPI)가 30.4%에 달해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GUPPI가 10% 이상이면 요금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안경렌즈 1위 회사 에실로(Essilor)가 2위 대명광학 인수를 시도했을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20%로 측정된 GUPPI 등을 근거로 이를 불허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 CJ헬로비전의 전국 23개 서비스 권역에서 소비자 1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향후 요금이 5% 올라도 타사 서비스로 바꾸지 않겠다”고 답한 가입자가 67%에 달했다고 전하며, 소비자의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LG유플러스는 “인수·합병 후 불과 3년 안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49.6%에서 54.8%로,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이 25.1%에서 40.0%로 급등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은 공정거래법상 불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즉각 맞대응을 했다.
15일 SK텔레콤은 윤용철 PR실장이 주관하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아전인수격 해석과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경쟁사 행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 발목잡기식 비방을 그만두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동참해달라”고 반박했다.
SK텔레콤은 “현행법상 사업자가 유료방송 요금을 임의로 인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요금이 5∼10% 오를 경우 가입자가 대규모로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정반대의 논리를 전개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가 인용한 보고서는 회사 측이 직접 발주한 것으로 객관성과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 등 시장 점유율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근거가 부족하며, 따라서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재반박 자료를 배포하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LG유플러스는 “우리가 수개월 간 준비해 발표한 사실을 일방적으로 폄하하려는 저의 역시 기업으로서 기본적인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행태”라고 반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