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1.06 17:48:52
앞서 안철수 측 핵심 관계자는 “이희호 여사가 지난 4일 안철수 의원이 예방한 자리에서 사실상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특정 언론에 밝히면서 “동교동 자택에서 20여분간 회동에서 이 여사가 이 같은 발언을 분명히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박사가 오늘 아침 보도를 보고 이희호 여사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해왔다"면서 "김 박사가 이 부분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서 공식적으로 언론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 역시 이날 오후에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자 중앙일보 8면 보도와 관련해서 어머님께서 직접 확인한 결과, 어머님은 안철수 의원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하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머님께서는 어이가 없어 하셨다. 어머님 뜻과 전혀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관련 보도를 정정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처럼 호남 민심을 둘러싼 안철수 신당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희호 여사의 발언을 둘러싸고 진실공방까지 진행되는 양상이다.
사건의 발단은 안 의원이 지난 4일 새해 인사를 위해 이희호 여사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해 이 여사와 20분 간 독대 비공개회동을 한 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데 꼭 중요한 역할들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기대를 가진다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밝힌데서 비롯했다.
각 언론은 이날의 회동을 지난 1일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이 여사 간 회동에서는 8분밖에 만나지 않았고 비공개 회동도 없었다는 이유 때문에 이 여사와 동교동계가 안철수 신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쏟아졌다.
6일 이런 추측에 쐐기를 박는 보도가 중앙일보 8면 기사를 통해 나왔다. 중앙일보는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려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면서 이 여사가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전언 대신 이 여사의 말이 큰 따옴표를 통해 직접 인용됐다.
그러므로 김 박사의 공식해명이 사실이라면 안 의원 측이 이 여사의 의례적인 발언을 과잉 해석해 공개함으로써 호남 민심이 안 의원에게 기울었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려 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