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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6년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 되찾은 비결

재계 인맥·지역사회 여론 크게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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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12.28 17:22:39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관 전경. (사진=박현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을 채권단에 완납하고 6년만에 금호산업을 되찾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워크아웃 위기를 이겨내고 ‘제2의 그룹창업’ 기회를 얻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보면서, 세인들은 비슷한 위기에서 무너져버린 다른 많은 기업 CEO들과 박 회장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 완납 예정
대기업들, 오랜 친분에 ‘물밑 지원’ 
업계 “박 회장 뚝심과 열정 덕분”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오는 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완납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자금 납입을 확인한 후 채권단의 금호산업 보유지분(50%+1주)을 박 회장이 최근 설립한 지주회사 금호기업에 넘겨주게 된다. 

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금호산업은 지난 2009년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6년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고,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왜냐하면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금호사옥·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아시아나개발·에어부산·금호고속·금호리조트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29일 이후부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도 바뀌게 된다. 이전까지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여타 계열사’의 형태였다면, 향후부터는 ‘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여타 계열사’의 형태로 바뀌게 된다.

그룹 지배의 최정점에 위치한 금호기업은 박 회장이 3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는 6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재 털어 금호 되찾아

경영실적 악화로 워크아웃을 당한 기업의 경영권이 다시 원래 경영진에게 돌아가는 사례는 흔치 않다. 회생 불능 진단을 받고 폐업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설혹 기업이 회생한다 해도 새로운 인수자를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회장이 그같은 전례를 따르지 않고 금호산업을 재인수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박 회장에게는 그룹 재건을 위한 남다른 뚝심과 열정이 있었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그룹 몰락 이후 사재 출연에 망설인 것과 달리 박 회장은 과감하게 사재를 털어 넣었다는 평이다. 

2010년 11월 금호산업 무상감자를 실시할 당시 일반 주주에게는 4.5대 1 감자비율이 적용됐지만, 박 회장은 경영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자신의 보유지분에는 100대 1 감자비율을 적용했다. 약 303억 원의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2011년에는 보유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모두 팔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 각기 2200억 원과 1130억 원을 투자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일까? 재계와 지역사회가 박 회장의 우군이 되어줬다.

지난 4월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관한 본 입찰에는 호반건설 외에는 참여기업이 없었다. 대기업들은 박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 기업간 상도의 등을 생각해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물주(物主)를 잡지 못한 사모펀드들도 집으로 돌아갔다. 

호남지역의 동향기업인 호반건설이 급작스레 인수전에 뛰어들어 박 회장의 근심거리가 되긴 했지만, 호반은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 1조 213억원은 물론 박 회장이 제시한 매각가 6503억 원보다도 낮은 6007억 원을 제시하는데 그쳐 결과적으로 우군 역할이 됐다. 호반이 제안한 ‘싼 금액’은 이후 금호산업 가격을 매기는 기준점이 됐다. 

이후 인수가격이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7228억 원으로 최종 결정되는 과정에서 호남지역의 여론과 이를 수렴한 지역 정치인·경제단체 등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 지역내 유력 정치인들은 물론 지역 경제인들까지 박 회장에 우호적인 여론을 채권단에 지속적으로 전달한 결과, 채권단의 인수가액이 박 회장이 수용 가능한 선으로 조정됐다.

인수가액이 결정된 후에는 자금 마련이 난제였다.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지분 1521억 원 규모를 시장에 내놓았는데, CJ와 효성, 코오롱,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10여 개 기업이 이를 매입하면서 박 회장을 도왔다.

심지어 CJ그룹은 지난 달 5일 금호기업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 원을 투자해 박 회장의 ‘백기사’가 됐다. NH투자증권도 3000억 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펀드를 단독 제공했다. 

이렇듯 재계와 지역사회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박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경제인협회, 한국메세나협회 등 각종 경제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인맥을 다져왔던 덕분으로 분석됐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금호산업 경영권 환수와 함께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그룹 재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이제 그룹 재건의 첫 단추를 끼운 것에 불과하다”며 “여러모로 어려운 경영 여건이지만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밝혔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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