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금융소비자 10대 뉴스. (자료제공=금소연)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24일 ‘2015년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10대 뉴스는 올 한 해 동안 소비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BEST 뉴스 5개와 WORST 뉴스 5개로 구분, 최선의 뉴스로는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킨 ‘은행간 계좌이동서비스 시행’, 최악의 뉴스로는 소비자 권익강화를 외면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무산’이 선정됐다.
금소연은 “올해는 핀테크 열풍속에 금융사의 경쟁 유도로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대와 금융소비자 서비스 혁신의 가능성이 보인 반면, 2012년 발의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19대 국회가 끝나 가도록 통과되지 못해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과 핀테크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소리만 요란하고 알맹이가 없는 문제점과 생보사와 마을금고의 신뢰 추락 등 부정적인 뉴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금소연이 밝힌 ‘2015 10대 뉴스’의 주요내용이다.
▲워스트 뉴스
1.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무산…금융소비자 권익 강화 실패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상품 직접판매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확대해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과실 입증의 책임을 금융사에 부과하고 금융사가 설명의무, 부당권유 등 영업행위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수입의 3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금융소비자권익을 확보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는 지난달 25일까지 10차례 법안을 심사했지만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지만 제19대 국회가 폐회되면 자동적으로 폐기될 위기에 처해있다.
2. 가계부채 1200조원 육박…대책 없는 가계부채 대책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전세난과 비싼 월세 등의 요인이 주택 수요로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생계형 대출과 자영업자의 대출이 증가해 지난해 말 1089조원이던 가계부채가 연말에 1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부문 비영리단체를 포함하면 1400조원에 이르러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미국이 기준금리 0.25%를 인상했고 내년에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해 국내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여 소득보다 빚이 많은 152만가구 400조원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나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 소리만 요란한 핀테크 열풍…정부의 지나친 간섭
=금융권에 핀테크 열풍이 불고 있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알맹이가 없었다. 겨우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삼성페이가 출시했다.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와 비대면 실명 확인 허용에 맞춰 새로운 인증 수단으로 농협은행이 스마트폰 지문인식을 선보였고, 금융사들이 홍채, 맥박, 정맥, 얼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핀테크는 송금, 결제, 투자, 지급결제 등에서 금융 상품 서비스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규제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4. 생명보험사 ‘자살보험금’ 지급 거부…생보사 신뢰 추락
=생명보험사들은 보험약관에 2년후 자살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약관에 정해 놓고도 금융당국의 지급지시도 거부하고 오히려 소비자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지급거부 생보사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보험금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행정법원은 ING생명이 금융 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금 처분 취소 행정 소송에서 패소 판결했다. 최근에 생보사들은 보험금예치이자에 대해서도 청구권소멸시효를 적용해 이자를 부지급하는 사기행태를 보여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생보사들이 소비자의 신뢰 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5. 새마을금고 가산금리 조작…상호금융 신뢰 추락
=N새마을금고가 직원들을 동원해 2011년 6월 15일부터 27일까지 변동금리 개인대출 667건에 대해 본인의 동의 절차 없이 가산금리를 적게는 0.1%D에서 많게는 1.0%까지 몰래 올려 이자를 불법 편취해 형사고발당해 관련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출이자를 통장 자동이체로 입금해 평소 꼼꼼하게 금리를 확인을 하지 않는 소비자의 거래 습관을 이용 금리를 올려도 인상 사실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당해 상호금융에 대한 소비자신뢰를 져버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베스트 뉴스
1. 은행간 계좌이동서비스 시행…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금융소비자가 자동이체 계좌를 다른 은행의 계좌로 변경하고자 할 때 기존 계좌에 연결돼 있던 여러 건의 자동이체 항목을 새로운 계좌로 간편하게 옮겨주는 서비스가 지난 10월 30일부터 이동통신·카드·보험 3개 업종의 자동이체가 시행됐다. 내년 3월부터는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Payinfo.co.kr)이외에 은행지점과 인터넷뱅킹으로 확대되고, 자동송금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이 가능해진다. 6월부터는 자동이체 대상이 모든 업종으로 확대된다. 은행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돼 금융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중소상공인 부담 완화
=우리나라는 카드결제비율이 세계 최고로 높다. 이의 가장 큰 공헌은 세제혜택으로 정부가 유도해 거래 빈도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수수료율이 높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연매출액 2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1.5%에서 0.8%로, 2억원 3억원 사이의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는 2%에서 1.3%로, 3억원 10억원의 일반가맹점은 2.2%에서 1.9%로 인하했다. 소상공인의 부담이 연 6700억 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소비자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혜택이 많은 기존의 카드발급을 중단 등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은행 경쟁 유도 및 소비자 편익 확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지난달 29일 예비인가를 받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 영위해 오프라인 지점 없이 대부분의 업무가 인터넷이나 ATM으로 이뤄져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고 은행 간 경쟁이 촉진돼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 반면 파밍, 해킹,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나 정보유출 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4. 차보험료 할인할증 ‘건수제’ 자유화…보험소비자 의견 반영
=손해보험사는 20여년간 사고의 심도와 빈도를 접목한 점수제를 시행해 왔으나 손해율이 올라가자 보험료를 올리고자, 사고가 많은 사람이 사고가 날 위험이 높다며 금액에 상관없이 사고건수가 많으면 보험료가 많이 할증되는 건수제 도입을 주장해 왔다.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금융위원회가 할인할증 기준을 기존처럼 ‘점수제’를 기본으로 하고 ‘건수제’도 도입을 자유화하겠다고 선언해 사실상 무산됐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고 보험사의 배만 불리는 제도임에도 보험소비자의견을 무시하고 시행하려다 결국 금융당국의 안이한 자세와 일관성 없는 정책부재만 드러낸 셈이다.
5. 비대면 실명인증 허용…금융소비자 서비스 혁신
=금융위원회는 금융실명법,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실명확인을 대면 실명 확인과 병행해 22년만에 복수의 비대면 실명 인증을 허용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 전달시 확인, 기존계좌 활용, 기타 생체인증 등 이에 준하는 새로운 방식 중 2가지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면 본인인증을 대체할 수 있다. 앞으로 금융과 ICT의 융합, 핀테크를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 서비스의 혁신으로 소비자 서비스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