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지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사진자료=CNB포토뱅크)
KDB대우증권 인수전의 무게 중심이 미래에셋증권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인수전에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금융지주·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이 뛰어들었고 입찰액은 2조원을 훌쩍 넘었다.
미래에셋이 2조4000억원대 금액을 지르면서 타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가운데 오는 24일 결정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한 상황이다. (CNB=이성호 기자)
미래에셋, ‘돈 싸움’서 앞서
한투·KB, 미래에셋과 3파전
노조 매각반대 총파업 ‘변수’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의 보통주 기준 지분 43%(1억4048만1383주)와 산은자산운용 지분 100%(777만8956주)를 내놨다. 산은은 매각 작업을 추진해 우선협상자 선정을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 가장 큰 매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가 4조3049억이다. 1위인 NH투자증권(4조4954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우증권을 품에 안으면 증권업계의 지도를 바꾸게 돼 초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진행된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은 인수가격으로 2조4000억원대를 적어냈다. 한국투자는 2조2000억원대, KB금융지주는 2조1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미래에셋이 가장 높은 응찰가를 던진 상황으로 24일 본입찰에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응찰가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비가격 부문의 정성 평가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지만 이번 경우 가격 격차가 커서 뒤집힐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미래에셋은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등 대우증권 인수전을 적극 준비해 왔다. 대우증권을 품에 안으면 7조90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압도적인 초대형 증권사로 우뚝 설 전망이다.
반면 KB금융은 당초 대우증권 인수의지가 누구보다 강했지만 쓴잔을 들이킬 가능성이 짙다.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20일 독립 경영 보장과 고용안정 협약 체결 등 전 직원의 요구 사항 수용을 전제로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지지를 선언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KB금융의 입찰액이 미래에셋에 못 미쳐 발길을 돌려야할 판이다.
한편, 대우증권 노조는 대형증권사로의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미래에셋·한국투자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빌린 돈은 결국 합병 후 대우증권이 갚아야 한다는 것.
미래에셋이나 한국투자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선정 취소를 주장하고 실사를 원천 봉쇄함은 물론 최악의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23일 CNB에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노조에서 말하는 LBO(Leveraged Buy Out, 차입매수) 방식으로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도적으로 직원을 내보내지 않는 등 고용승계도 책임질 방침”이라고 말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