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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환동해 패권경쟁 막이 오르다 ①

1. 러시아 자유항 지정, 중 경제력과 미 군사력 저지 통해 동북아 패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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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5.12.21 16:21:45

▲러시아 선도사회경제발전구역과 자유항 지정 현황. (자료=한림대 러시아연구소)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톡을 자유항으로 지정했다. 러시아의 시선이 유럽에서 극동아시아로 이동한 결과다. 이는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동북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동북아는 경제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터인 동시에 세계 정치 패권을 둘러싼 강대국 간 힘겨루기 현장이 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철도와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국가차원의 투자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그간 관망하던 것과는 달리 직접 투자로 입장이 급선회했다. 몽골 역시 동북아경제권에 참여하기 위해 주변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가차원의 전략이 부재한 가운데 강원도가 동북아경제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과 관련해 동북아의 환경변화와 강원도 차원의 대응전략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러시아 자유항 지정, 중국 경제력과 미국 군사력 저지로 동북아 패권 노린다
2. 커지는 동북아 시장,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3. 러시아 자유항 지정과 강원도의 대응방안과 문제점


러시아 푸틴대통령은 지난 7월 블라디보스톡 15개항을 자유항으로 지정하는 법률에 서명했다. 이는 극동개발부가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법률안을 입안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서명한 것으로, 보통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푸틴대통령이 경제발전이 두드러진 아시아의 역동성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대외정책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자유항 개항은 중국의 경제력 확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력 확대를 차단하는 구실을 한다. 동북아지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앞세운 중국의 새로운 경제질서 만들기와 미국과 유럽의 전략적 억압을 벗어나 안전하게 해양으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이 맞물려 있다. 러시아가 자신의 앞마당인 블라디보스톡을 적극 활용하는 배경이다.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개항을 서두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동북아지역의 국가별 정치경제적 구도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지역의 국가전략은 중국이 포문을 열었다.


육상을 잇는 일대(一帶)와 해상을 잇는 일로(一路)를 통해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을 끌어들여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들겠다는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이 그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과거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현을 목표로 한 대형 정치 슬로건이자 경제 슬로건이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벨트인 경제벨트 실크로드와 중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 바닷길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동시에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국가전략을 프로젝트 안에 끌어들여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브릭스개발은행인 NDB(New Development Bank)도 일대일로 정책의 하나다.


러시아 푸틴대통령도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신동방정책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신동방정책은 아태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극동지역 개발에 중점을 둔 푸틴 대통령의 정책 기조로, 국가의 주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의 새로운 루트를 개발해 극동지역을 전략적 경제중심지로 육성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APEC 2012에서 유라시아경제동맹을 제창한 데 이어 장관이 부총리급인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2013년 3월부터 ‘2025 극동바이칼지역경제사회발전프로그램, 일명 국가프로그램 2025을 추진중이다.


특히 선도사회경제개발계획과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은 극동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선도사회경제개발계획은 극동지역내 9개 구역을 선도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입주기업에게 세제, 고용, 행정절차상 특혜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 3월 법률이 발효됐다.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은 블라디보스톡항을 비롯한 연해주 15개 지역을 자유항으로 지정한 것으로, 해당 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은 세제, 고용, 행정 등 특혜를 제공해 기업투자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은 외국자본 특히 중국자본을 적극 끌어들여 극동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은 모두 15개 구역으로, 블라디보스토크시 이외에 연해주 남부의 거의 모든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과 가까운데 위치해 있는 아르툠지구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바다에 접하고 있지 않은 포그라니치니지구를 포함해 블라디보스토크시지구 볼쇼이카멘시지구 나호트카시지구 파르티잔스크시지구 스판스크달레고르스크시지구 우스리스키시지구 나데즈딘스키지구 시코토보지구 옥탸브리스키지구 올가지구 파르티잔스크지구 하산스키지구 한카이스키지구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구역은 설치 후 70년간 존속되며, 해당 기간 이후 개별 연방법에 의해서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자유항의 역내에서는 기업의 활동개시로부터 최초 5년간 연방법인세는 면제되고 지방법인세는 최대 5%다. 그다음 5년은 연방법인세는 2%, 지방법인세는 최대10%로 억제된다. 연해주의회에 의해 제정된 법률에 따라 자유항구에 가입된 기업은 지방소득세를 5년간 내지 않고, 5년 후 소득세율은 1% 미만 부과된다. 면세기간은 2016 년 1월1일부터 시작된다. 

▲중국과 러시아 간 국경협력 상황. (자료=강원발전연구원)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은 경제적인 차원은 물론 군사적인 차원의 의미도 크다.


북극항로는 러시아가 북극자원을 외부로 운송하는데 중요한 전략적 경로다. 러시아는 동북아지역 내 유일한 북극권 국가로 동북항로의 대부분이 러시아 태평양과 북극해 연안을 지나게 된다.


현재 북극해지역은 기후온난화로 해빙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북극항로 개발은 예측전망에서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되고 있다. 북극항로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개발을 국가차원의 중요한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 유라시아대륙의 전통적인 대륙국가인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과 같은 해양국가와 힘겨루기에서 밀리자 이들 해양국가들과 전면 충돌을 피하면서 새로운 발전기회와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아태지역을 전략적 중심지로 삼고 있다. 푸틴정부는 향후 수십 년 간 북극 동북항로가 수에즈운하처럼 중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북극지역은 러시아에서 전략적 핵무기 전선을 배치하는데 가장 유리한 기지이기도 한다. 북극의 빙층이 위성탐색을 피할 수 있고 빙층의 파열음은 전략 핵잠수함의 소음을 덮어주기 때문에 소나감시장비를 피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경제군사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2014년 러시아 극동지역 자루비노항을 동북아지역에서 가장 큰 항구로 건설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력 확대에 따라 석유 등 안전한 에너지 운송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석유 등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말라카해협과 롬복해협, 마카사르해협을 거쳐야 한다.


이들 지역은 잦은 해적 출몰과 함께 미국과 유럽 등 해양국가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만약 말라카해협이 봉쇄될 경우 중국 경제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푸틴정부의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지정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협력과 함께 미국 등 해양국가의 견제를 벗어나기 위한 군사적 차원에서 등장한 셈이다.


러시아의 자유항 지정이 성공할 경우 중국과 함께 경제적으로 동북아지역의 맹주가 되고, 북방항로를 통제권 아래 둘 수 있어 군사적 패권까지 장악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러시아 연해주 자유항 지정 대응전략 세미나 개최 장면. (사진=강원도청)


구정모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환동해, 동북아와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환경은 급변하고 있다"며 "강원도를 중심으로 한 동해안의 본격적 대응전략의 내실화와 정부정책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시급기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태강 한림대 러시아연구소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고려해 궁극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 확립과 통일을 위해서라도 북러 접경지역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지역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동해안 지역 항구들 가운데 속초, 동해 등을 시범적으로 자유항 추진과 함께 국가적 관심을 갖고 교통 물류 인프라 정비도 함께 적극 검토 시행해 환동해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연해주 자유항 지정에 따른 대응전략 세미나가 지난 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2층 제8간담회의실에서 새누리당 양창영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강원도가 후원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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