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학물질 유통량이 한 해 3000만톤에 육박해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유해화학물질 관할 기관이 강원도청에서 원주지방환경청으로 변경되면서 정보부족에 따른 사고 발생이 우려된다.

강원발전연구원은 개정된 화학물질관리법의 시행에 따른 적절한 대응체계를 모색하기 위해 '화학물질 환경안전사고의 대응체계와 시사점'을 주제로 한 정책메모 제517호를 발간했다.

환경안전사고의 발생빈도는 증가하고 피해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피해구제 제도가 미흡해 근로자나 지역 주민, 기업, 국가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2013년 6월 발생한 강릉 포스코 페놀 유출 사건은 현재까지 사고 조사와 피해 보상, 복구 계획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결과 2012년에 체결된 옥계 비철금속 산업단지 조성사업마저 환경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답보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만 종, 국내는 약 4만 4000여 종 이상의 유해화학물질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또 매년 300여 종 이상이 새롭게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이같은 화학물질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경안전사고도 최근 10년 사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환경뿐만 아니라 인명과 재산 등 직접적 위협요인이 되고 있어 생활안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사고 이후 피해구제 제도가 미흡해 사회적 갈등과 지출 비용이 늘면서 실효성 있는 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화학사고 발생 시 부처별 대응체계의 혼선 방지를 위해 사업장 안과 밖의 소관부처를 구분해 법에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각 부처는 사고 발생 시 총괄업무와 사고 후 제도정비 등에 대해 체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2년에 발생한 구미 불산누출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위한 정책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2013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발표된 데 이어 사고현장의 혼선 방지를 위해 모든 화학사고에 대한 주관부처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또 올해 1월부터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고 화학사고에 대해 적극적인 예방과 대응을 위해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시행하고 있다.

화관법의 시행으로 관할기관은 강원도에서 원주지방환경청으로 바뀌었고, 영업신고 역시 유독물 영업등록제에서 영업허가제로 변경됐다.

이러한 업무의 이관으로 관련 정보가 부족할 경우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예상돼 정보 공유와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도내 화학물질 유통량은 2010년 기준 약 2947만 톤으로, 이는 전국 대비 6.8%를 차지할 만큼 많아 청정환경을 고려해 지속적이고 중점적인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환경유해물질 관리와 환경오염 피해구제를 강화하는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골자는 화학시설을 포함한 환경오염유발시설에 대한 무과실책임, 피해입증부담 경감을 위한 인과관계 추정･정보청구권 도입, 환경책임보험 도입, 원인불명 피해구제를 위한 환경오염피해 구제계정 설치 등이다.

법 시행으로 피해자가 환경피해사고의 위법성,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소송이 장기화하고 고액의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환경책임보험의 도입으로 불의의 사고로 인한 사업자의 도산위험이 분산되고 적극적인 환경복원의 추진을 도모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발전연구원 한영한 연구위원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올해와 내년에 시행되는 많은 정책적 변화를 고려한 강원도의 중장기 유해화학물질 관리계획의 수립이 요구된다"며 "이를 통해 도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환경피해 방지를 추진하는 등 선진화된 안전관리와 사고대응체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