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왼쪽)과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기업 중 삼성과 LG, GS와 현대중공업이 내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예년에 비해 두드러진 ‘세대교체’ 흐름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고동진 사장과 LG유플러스의 권영수 부회장이 가장 눈에 띄는 뉴 리더로 떠올랐다.
지난 1일 삼성의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단연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으로 임명된 고동진 사장이었다.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은지 1년만에 갤럭시S6·엣지 등 삼성전자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면모를 대거 일신한 고 사장은 신종균 IM부문 사장이 맡아오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총 지휘자’라는 책임을 이어받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몇 년간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아성을 뚫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에게는 중저가 시장을 빼앗기면서 점유율이 지속 하락해왔다. 때문에 부문장을 맡아온 신종균 사장에 대한 교체설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신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되, 사업부문에서는 손을 떼게 됐으며, CE(소비자가전)부문 윤부근 사장, DS(부품)부문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위는 유지했지만 일선 지휘보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임무를 맡으며 일선에서 한 발 후퇴한 모양새가 됐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7일 신임 최고경영자로 선임한 권영수 부회장도 비슷한 이력을 가진 뉴 리더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일하며 LCD와 올레드(OLED) 사업을 성장시키고, 2012년에는 LG화학에서 전지사업 부문을 맡아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크게 키웠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이룬 ‘1등’ 신화를 LG유플러스에서도 다시 한번 이룰 것을 기대받고 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글로벌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TF 사장, KT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어 6년간 LG유플러스 대표를 역임한 이상철 전 부회장은 LG유플러스 고문을 맡으며 현직에서는 물러났다.
세대교체의 큰 흐름은 오너가 출신 경영자들에게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는데, 특히 2세 세대가 일선에서 용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LG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지주사인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시켜 미래성장동력을 찾아내고 관련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겼다.
GS그룹도 허만정 창업주의 2세들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2세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도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지원 역할을 맡게 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를 30대 중반에 전무로 승진시켜 3세 경영자의 대두를 알렸다.
현대중공업은 신규 상무보 선임자 57명 가운데 40대가 거의 절반인 28명을 차지할 정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