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12.01 12:03:57
새정치민주연합 호남출신으로 최다선인 4선의 김성곤 의원이 지난달 30일 내년 총선에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여수갑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 텃밭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어 호남을 지역구로 둔 중진의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침몰의 위기에 빠져 있는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더 얻으려고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며 “저는 이제 당의 통합과 승리에 조그만 거름이라도 되고자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를 내려놓겠다”며 호남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동안) 네 번이나 저에게 공천을 준 저의 당에 제가 보은하는 길은 총선까지 당의 화합을 위해 저의 온 몸을 태우는 일”이라며 “당원 모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라진 당심과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저를 네 번이나 밀어준 여수 시민들에게는 무엇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후진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다”면서도 “제가 정치를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며 당의 승리를 위해 어디든지 가라면 가겠다”며 수도권 등 험지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현재 내년 총선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당이 새정치연합과 1대1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 의원의 전격적인 총선 호남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지역내 다선의원들에게도 ‘용퇴’나 ‘열세지역 출마 요구’가 수면위로 급부상하면서 ‘인물교체’ 요구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는 천정배(광주 서구을)·박주선(광주 동구) 무소속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중심이 된 신당창당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서는 20대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텃밭 다선의원 용퇴론’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역의원 중 ‘하위 20% 공천 배제’를 결정한 것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가 이날 김 의원의 호남 불출마 소식을 접하고 “우리 당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니까 당으로서는 대단히 고마운 일”이라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에 대해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새정치연합 소속 지역 국회의원 중 김 의원을 제외한 3선 이상 중진은 광주에서 강기정(북갑)·김동철(광산갑)의원, 전남에서 박지원(목포)·우윤근(광양·구례)·주승용(여수을) 의원 등 5명이며 이들 의원 중 김동철, 박지원, 주승용 의원은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문재인 당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호남지역 한 정치관계자는 CNB 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성곤 의원의 총선 호남불출마 선언은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과 맞물려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호남출신 중진들의 거취 문제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재점화됐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남 여수갑에서 당선돼 15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한 김성곤 의원은당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 대표의 ‘문안박’ 공동지도부안을 지지하는 중진 서명작업을 주도하는 등 범주류로 분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