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은 신(神)의 선물이다. 모발은 여성을 아름답게, 남성을 멋지게 한다. 외모를 결정짓는 변수다. 또 더위와 추위를 피하게 한다. 외부의 자극에서 두상을 보호한다. 모발의 고향은 모낭세포다. 사람에게는 모발을 성장하는 인자와 파괴하는 인자가 같이 있다. 이를 통해 모발의 성장속도도 조절한다.
모발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2가지 과정으로 작용한다. 하나는 5-알파-환원효소이고, 또 하나는 안드로겐 수용체다. 세포는 서로 신호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이를 위해 세포막에는 수용체(receptor)가 있다. 수용체는 세포 밖에서의 물질과 물리적 자극을 인식한다. 자신에게 맞는 신호전달물질이 들어오면 그것과 결합하여 세포에서 반응하게 한다.
신호전달물질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 많고, 때로는 너무 적다. 신호전달물질이 적으면 수용체의 숫자가 늘어난다. 반대의 경우는 수용체의 숫자가 줄어든다. 또는 수용체가 신호전달 물질에 반응하지 않도록 탈감작(desensitization) 시킨다. 민감소실이라고도 하는 탈감작은 예민한 상태를 점차 무뎌지게 하는 것이다.
두피의 모발세포에는 안드론겐 수용체가 있다. 모발의 성장을 조절하는 물질이 DHT다. 모낭에서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만나서 DHT로 전환된다. 그 후 모발 세포막의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한다. 이 과정에서 모발 증식 촉진인자를 감소시키거나, 모근 파괴물질을 분비시킨다. 탈모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이다.
몸에는 세포에 결손이 있으면 세포 분열 촉진 유전자가 작동한다. 이웃에게 신호를 보내 세포분열하게 해 결손 세포 수를 복구하게 한다. 복구가 다 되면 세포분열 억제 유전자가 작동한다. 세포분열을 멈추게 명령한다. 이 과정에서 기능이 떨어지는 세포나 이상세포에게는 자살 명령을 내린다.
세포분열은 무한정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세포분열 촉진 유전자와 세포분열 억제 유전자에 의해 시기와 속도가 조절된다. 두 유전자의 상호 균형에 의해 세포는 필요한 만큼 증식한다.
탈모에서 모발의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두가지로 추측된다. 그것은 5-알파-환원효소와 안드로겐 수용체를 조절하는 유전자다.
만약 모발의 성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시키거나 안드로겐 수용체를 감소시키는 유전자가 작동한다. 반대로 모발의 성장을 억제해야할 경우에는 5-알파-환원효소를 활성화시키거나 안드로겐 수용체를 증가시키는 유전자가 작동한다.
탈모유전자란 5-알파-환원효소를 활성화시키거나 안드로겐 수용체를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