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10.28 15:17:14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과 모임을 마무리하기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학생회를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는 생뚱맞은 기사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모든 일의 배후는 부정과 비리로 파면당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입니다."
상지대학교 총학생회가 폭로한 '한의대 학생회 돈 매수 논란'에 대한 상지대와 김문기 상지대 전 총장 측의 입장이다. 상지대 측은 한의대 학생대표들의 선물을 받고, 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비 용도로 약간의 돈을 건넨 데 대해 "거액의 돈으로 학생회를 매수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28일 권영상 상지대 비서실장은 "설립자(김문기 전 총장)가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후 식사라도 하라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약간의 돈을 꺼내 전하려 하자 학생대표들이 사양해 전하지 않았다"면서 "참석자들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모임 성격상 거액이 무슨 명분으로 오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지대 측의 입장은 이렇다. 지난 21일 김문기 설립자와 한의대 학생대표들은 상지대 총장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조재용 총장 직무대행, 강명학 대학원장, 조윤애 교무처장, 권영상 비서실장, 그리고 한의대 학생대표인 김세중, 박선명, 허승은 학생 등 모두 8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한의대가 폐과 위기에 몰려 학생 대표들이 김문기 전 총장에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상지대 한의대는 2017년 공인기관 인증평가를 위한 기준에 따라 30병상 이상의 한방병원 분원과 기초학 교수 1명 등 교수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공인기관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폐과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의대 학생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상지학원 김문기 설립자와 이사들에게 공진단 9상자를 선물했다. 이에 김문기 전 총장은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 식사라도 하라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약간의 돈을 꺼내 전하려 했으나 학생 대표들이 사양해 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틀 후인 지난 23일 '상지대 김문기, 학생회 돈 매수 시도 논란'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상지대 총학생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지난 21일 김문기 씨가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과 면담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성명을 언론에 내주고, 소요를 일으키고 있는 다른 학과 학생들이 평정될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인증평가에 필요한) 한방병원을 왜 안 해주겠냐며 면담이 끝날 때쯤 바지 뒷주머니에서 5만 원권 다발을 꺼내 학생들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권영상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가뜩이나 설립자의 사소한 흠집이라도 잡아내려 혈안이 돼있는 현 상황에서 그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게다가 3선 국회의원 경력의 설립자가 지금껏 악의에 찬 음해와 모략을 받아왔던 점을 떠올린다면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또 "만약 (학생회 주장대로) 거액을 건넸다면 학생 대표들은 그 돈을 받아 곧바로 신고했을 것"이라 일축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한 교수는 이와 관련해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