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 기회를 얻은 팬택의 상암동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수 차례 인수가 무산되며 폐업이 확정적인 것처럼 여겨졌던 1세대 벤처기업 ‘팬택’이 마침내 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법원은 16일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인가,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를 확정했다. 이로써 14개월간 이어진 팬택의 법정관리가 끝나게 됐다.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무선호출기 사업을 위해 문을 연 회사로, 한때 국내 휴대전화 점유율 14%까지 기록,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대 체제로 굳혀지는 와중에 경영난에 허덕이다 지난해 3월 2차 워크아웃에 이어 8월부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팬택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잇따른 인수 시도가 불발됐지만 마침내 국내 IT업체 옵티스가 팬택 인수 계획을 밝히고 나서면서 회생의 길이 열렸다. 법원은 옵티스의 진정성을 높이 샀고,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튼실한 업체로 소문난 ‘쏠리드’가 옵티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 주체로 나서면서 팬택의 회생은 급물살을 탔다.
쏠리드 컨소시엄은 지난 7월 팬택 인수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8일 총 496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납부를 모두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16일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은 회생담보권자(83.1%), 회생채권자(88%) 모두 80%가 넘는 찬성표를 던지며 회생계획안을 승인했다.
쏠리드 컨소시엄이 내건 ‘뉴 팬택’의 청사진은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ICT 기업이다.
일단 내수 기업이었던 팬택은 수출 위주 기업으로 변모하게 되며, 본거지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IT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2G에서 4G로 이동통신 전환을 본격적으로 앞두고 있어 스마트폰은 물론 방송·통신장비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나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도 기를 펴지 못하고 현지 제조업체들이 ‘군웅할거’하는 스마트폰 시장도 매력적이다.
가장 역점을 둔 사업분야는 바로 사물인터넷(IoT) 시장으로, 인도네시아는 2014~2017년 사이 IoT 시장규모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