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삼성전자 ‘갤럭시 뷰’,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 (사진제공=애플·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
태블릿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반기에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어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 한층 더 커진 화면과 강화된 생산성을 무기로 태블릿 시장의 패권을 노리는 3사 신제품들의 면면을 짚어봤다. (CNB=정의식 기자)
스마트폰에 밀려 태블릿 시장 ‘침체’
애플 vs 삼성, ‘대화면 태블릿’ 접전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북’ 도전장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출처=IDC)
태블릿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 IDC에 따르면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전년보다 7% 감소한 4470만대 규모이며, 애플과 삼성 모두 전년보다 10% 이상 출하량이 감소했다.
태블릿 시장 성장이 둔화된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대형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패블릿(Phablet, Phone과 Tablet의 합성어)’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이후 대(大)화면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대중화됐고, 급기야 애플까지 대형화 추세에 합류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아이폰 최초로 4.7인치와 5.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채택, 순식간에 글로벌 패블릿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아이폰6·6플러스 출시 이후 아이패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것.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사진=애플)
이외에 맥북에어, 울트라북 등 초슬림 노트북들의 판매가 늘고, 스마트폰 등에 비해 태블릿은 구형 모델들의 수명이 길어 교체 수요가 높지 않은 점 등도 태블릿 시장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태블릿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 기업인 애플과 삼성전자는 ‘대형화’를 통한 ‘생산성 강화’를 해답으로 보는 듯 하다. 두 기업 모두 이전보다 화면이 커지고 펜 같은 정밀한 입력장치를 장착한 태블릿을 준비했다.
‘생산성 태블릿’ 분야에서 한 발 앞선 마이크로소프트도 서피스 시리즈의 최신작을 내놨다. 올 하반기 태블릿 시장에는 이들 3사 신제품들의 전면전을 예고하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의 사양을 소개하는 애플의 필 쉴러 마케팅 부문 부사장. (사진=애플)
애플의 ‘생산성 태블릿 실험’ 성공할까
가장 주목받는 ‘대화면 태블릿’은 역시 태블릿 시장의 지배자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Ipad Pro)’다.
지난 9월 10일(미국 LA 현지시간) 애플은 12.9인치 대화면을 탑재한 신작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전격 발표했다.
겉모습은 지난해 내놨던 ‘아이패드 에어2’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커졌다. 덕분에 스피커가 4개로 늘었고, 음질도 풍부해졌다.
사양을 보면 12.9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는 4:3 비율의 2732×2048 해상도를 지원하며, 약 10시간동안 지속되는 배터리를 장착했다. iOS 기기 최초로 4GB의 메모리를 장착했으며, 저장공간은 32GB와 128GB로 구분된다.

▲‘아이패드 프로’에 채용된 ‘스마트 키보드 커버’. (사진=애플)
맥북의 키보드를 빼닯은 탈착형 ‘스마트 키보드 커버’를 추가 액세서리로 장착할 수 있는데, 이는 애플이 최초로 만든 아이패드용 키보드다. 이외에 ‘애플 펜슬’이라 명명된 필기형 입력도구도 제공된다. 오는 11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과연 그간 아이패드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생산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타 운영체제와의 호환성이 높지 않은 iOS의 특성상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판매량은 높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 프로 12.2’와 ‘갤럭시 탭 프로 12.2’. (사진=삼성전자)
‘대화면 태블릿’ 선두주자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패블릿’에 이어 ‘대화면 태블릿’ 분야에서도 가장 선두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이 분야의 강자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월 6일 ‘CES 2014’에서 WQXGA 해상도(2560×1600)의 12.2인치 대화면을 탑재한 태블릿 ‘갤럭시 노트 프로 12.2’와 ‘갤럭시 탭 프로 12.2’를 전격 공개하면서 ‘대화면 태블릿’ 시장을 열었다.
12.2인치는 당시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가장 큰 화면 크기로, 두 제품의 차이는 생산성 강화를 위한 ‘S펜’의 포함 유무였다. 특히 두 제품에는 한글과컴퓨터의 ‘한컴 오피스’가 포함되어 업무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갤럭시 노트 프로 12.2’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필기형 입력 도구를 포함했다는 면에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된 ‘갤럭시 뷰’의 외형.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을 대형 태블릿은 전작들보다 한층 커진 ‘갤럭시 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5’에서 신작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소개하면서 행사 말미에 ‘갤럭시 뷰(Galaxy View)’의 실루엣을 엿볼 수 있는 예고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영상 속에는 “크게 생각하라(Think big, Then think bigger)”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새로운 크기(A new dimension of entertainment)”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갤럭시 뷰가 전문가용 시장보다는 가정·교육용 시장을 노리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미국 FCC 인증을 위해 제출된 ‘갤럭시 뷰’의 후면 모습. 미 통신사 AT&T의 로고가 눈에 띈다. (사진=폰아레나)
이후 갤럭시 뷰는 지난달 30일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통과하고, 이어 지난 7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며 대략적인 사양이 공개됐다.
알려진 사양은 18.5인치 크기, 1920×1080 해상도의 풀HD 디스플레이, 엑시노스 7580 프로세서, 32GB 저장공간, 2GB 메모리, 200만/800만 화소 카메라, 후면의 스테레오 스피커, 안드로이드 5.1.1 롤리팝, 5700mAh 배터리,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두께 11.9mm 등이다.
‘서피스’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본체를 150도까지 젖혀 사용할 수 있는 ‘킥스탠드(kickstand)’도 포함됐다.
갤럭시 뷰는 크기에 비해 낮은 해상도, 중급 모델용 AP 등을 감안하면 ‘플래그쉽’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급형 태블릿’ 라인업으로 추정된다.
통상적으로 전파인증을 통과하면 2~3주 이내에 시장에 출시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10월 중순 또는 하순에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12.3인치 화면의 ‘서피스 4’.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강자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
‘전통의 하드웨어 명가’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도 ‘서피스(Surface) 시리즈’로 태블릿 시장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무기는 지난 6일(미국 서부 현지시간) ‘Windows 10 Devices’ 이벤트에서 공개한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이다.
서피스 프로 4는 1024단계의 압력을 감지하는 2763×1824 해상도의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지우개 기능을 지원하는 ‘서피스 펜(Surface Pen)’을 장착한 윈도 10 기반 태블릿이다.
6세대 인텔 코어M/i5/i7 CPU와 4GB·8GB·6GB의 DDR4 램, M.2 PCIe 규격의 128GB· 256GB·512GB SSD, 9시간 비디오 감상이 가능한 배터리, 500만/800만 화소의 전/후면 카메라 등의 사양을 갖췄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전작 서피스 프로 3와 유사하지만, 두께가 8.45 mm로 얇아지고, 트랙패드 크기는 40% 가량 늘었으며, 지문 인식은 물론 안면 인식 기능도 제공된다.

▲노트북 모드와 태블릿 모드를 모두 지원하는 ‘서피스 북’.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이어 공개된 ‘서피스 북’은 강력한 노트북과 편리한 태블릿이 결합된 ‘2-in-1’ 구조의 노트북 겸 태블릿이다.
단순한 고성능 노트북인 것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상판 디스플레이 부분이 태블릿으로 분리되는 장면을 연출하여 이날 이벤트에서 ‘서피스 프로 4’를 능가하는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3000×2000 해상도의 13.5인치 터치스크린과 인텔의 6세대 i5/i7 프로세서, 12시간 비디오 감상이 가능한 배터리, 엔비디아 사의 지포스 960M 그래픽 칩, M.2 PCIe 규격의 128GB· 256GB·512GB SSD, 500만/800만 화소의 전/후면 카메라, 백라이트를 내장한 키보드와 5점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유리 트랙패드 등의 사양을 갖췄다.
상판을 분리하면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는 강력한 지포스 그래픽 칩을 이용해 게임이나 3D 프로그램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다.

▲독특한 ‘서피스 북’의 힌지 구조.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나믹 풀크럼 힌지(Dynamic fulcrum hinge)’라는 독특한 관절식 접합부를 채택해 상판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심지어 상판을 노트북에 거꾸로 장착해 태블릿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의 무게는 1.5kg 내외이며, 태블릿만 분리했을 때의 무게는 726g이다.
업계에서는 ‘서피스 북’이 애플의 전문가용 노트북 라인인 ‘맥북 프로 레티나’와 경쟁하기 위한 제품으로 보고 있다. 맥북 프로 레티나 최신 모델과 비슷한 성능에 ‘아이패드 프로’를 방불케하는 태블릿 기능까지 제공하니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작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은 미국 시장에서 오는 26일 출시될 예정이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