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10.01 16:37:25
중국 호남상인들이 훈춘 합작구에 15만㎡ 규모로 투자한 국제변경무역성에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동북아 중소기업상품 전시회가 열렸다. 훈춘시인민정부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기업 35곳과 중국기업 90곳 등이 참가했다.
한국기업들은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전시했으며, 일부 제품은 개막 이틀 만에 전량 매진되는 성과를 얻는 등 중국과 러시아 바이어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회가 훈춘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 전시회여서 인민정부 차원의 대회 준비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미흡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회 기간 훈춘 공공버스의 파업으로 방문객의 이동이 불편한 여건에서 나타난 성과여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시회 주관사인 한국 ㈜친에이치알 김성완 이사는 "아직은 지역 인프라 구축이 부족한 훈춘이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고서 전시회를 추진하게 됐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강화돼 훈춘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자유무역구로 지정되면 이미 훈춘과 근접한 러시아 연해주 자유무역구와 연동돼 그 시너지 효과는 폭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훈춘은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과 일본 역시 북방루트를 통한 유럽 진출 시 중요한 경제거점이어서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1830년 청나라 북경조약으로 바다로 나가는 출구를 러시아에 빼앗긴 이후 동해로 진출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 올해부터 본격적인 항로를 확보했다. 이로 인해 군사적 변방 국경지역에 머물던 훈춘은 올해 고속철도 개통으로 육-해 노선을 확보하면서 국제무역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장춘~훈춘간 고속철도는 지난달 20일 개통돼 매일 북경, 심양, 장춘, 길림, 치치하얼, 하얼빈, 무순 8개 도시에서 직항편이 운행되고 있다. 중국 철도국은 연간 300만 명의 이용객이 훈춘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훈춘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물론 한국과 일본을 잇는 동북아시아 물류의 꼭짓점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북·중·러 접경지역 연변 조선족자치주를 방문하는 등 3국간 경제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역시 연해주 남부에 위치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국, 북한 국경 지역에 이르는 3만4000㎢ 규모의 자유항 프로젝트를 선포하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도 북한, 러시아, 중국을 잇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훈춘에는 한국 내 상당수 지자체가 진출해 있다. 속초시를 비롯해 포항시, 제주도가 자체 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고, 경상북도와 부산시가 내년 상반기 중 사무소 개소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충청북도는 지역 내 기업의 훈춘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특히 중국의 빠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중국은 장춘-훈춘간 고속철도의 개통을 계기로 중국 동북3성을 연결한 노선을 확보해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아가는 출항출해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5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러시아 자루비노항~부산항 컨테이너 선이 안정화 되면서 육-해 노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2015 GTI국제무역 투자박람회가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속초시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신동북아 시대-협력, 발전, 상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10여개국 600여 기업, 3,000명 바이어 등 10만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청정식품, 바이오, 첨단기술 및 공산품, 의료기기, GTI회원국 지방정부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전시·홍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