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9.09 13:39:29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혁신안을 놓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9일 오전 10시부터 약 40분 가량 국회 의원회관의 안 전 대표 방에서 배석자 없이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날 만남은 혁신위가 발표한 혁신안을 놓고 안 전 대표가 “혁신은 실패했다”며 당 혁신위와 문재인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와중에 이뤄진 것이어서 야권의 새판짜기와 관련해 주목된다.
두 사람은 의원회관 사무실이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하고 있는 ‘이웃사촌’ 사이지만, 천 의원이 4·29 광주서을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재입성한 뒤 천 의원 사무실에서 한 차례 티타임을 가진 것을 빼고는 별도 만남을 가진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와 천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혁신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천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가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동 후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 민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우리 당의 혁신으로는 호남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동 배경에 대해서 “천 의원의 요청으로 만났다”면서 "천 의원에게 '우리 당이 제대로 혁신해야 한다'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천 의원의 역할이 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과정에 함께하자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천 의원이 한 말은 천 의원에게 듣는 것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체적 혁신도 어렵고 혁신으로 살아나기 어렵다고 봤다”며 “새로운 판을 짤 수밖에 없다”며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