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평화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CN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3시간에 걸친 남과 북의 마라톤협상 끝에 전날 새벽에 타결된 남북 고위급회담의 성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번 회담이 시간을 오래 끌었던 것은 좋은 징조였다”며 “물론 그 이유 중 하나가 김정은 위원장의 재가를 받기 위해서는 북한의 통신 문제가 걸림돌이 되었지만 좋은 결과가 나타나 잘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 위원장은 합의문에 명시된 북측이라는 주체가 명확하게 들어간 사과 부분과 관련해 “아무래도 북한 권력서열 2위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그리고 김양건 비서 겸 정치국위원, 그리고 우리나라의 김관진 외교안보실장과 홍영표 통일부장관의 회담은 정상회담을 대신해 이뤄진 아주 무게 있는 회담이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장시간 토론을 하면서 양측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까지 이러한 표현을 굉장히 꺼려했지만 결국은 그것을 수용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또 북측으로서도 앞으로 여러 분야에 대해서 대화와 협상을 하겠다, 또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활성화를 하겠다 해서 남북 공히 입구전략과 출구전략을 잘 혼합시킨 결과이기 때문에, 북측에도 큰 효과가 있었고 우리는 우리대로 아주 좋은 효과를 냈다”면서 “거듭 말하지만 win-win한 회담이었고 참으로 잘 됐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긍정 평가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사과와 재발방지 없이는 북한이 원하는 확성기 방송의 중단은 없다고 밀어붙인 우리 정부의 일관성 있는 원칙이 통했다'는 평가에 대해 “물론 그러한 것도 하나의 성과로 볼 수 있지만 북측에서도 얻어갈 건 다 얻어가지 않았는가”라며 “그리고 명명백백하게 목함지뢰 같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그러한 것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해준 것은 또 그대로 높이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사실 우리 국민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확성기, 삐라보다 더 좋고 효과적인 것은 결국 남북의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우리 야당이 주장한 대화, 교류협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에는 좀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던 정부 여당의 기조에 대해서는 “사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 이유는 북한은 미국이 무섭고 우리 남한은 미국이 못하게 하기 때문이며, 특히 중국의 전승절 행사도 상당히 북측에 영향을 행사했기 때문에 한반도는 주변정세, 특히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잘 봐야 한다. 저는 이러한 것이 복합적으로 나타났지 꼭 북한이, 우리 한국이 잘했다 잘못했다는 것을 따지는 것보다는, 이제 이렇게 좋은 합의를 했다고 하면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 활발한 교류협력을 통해 더 큰 자세로 남북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일각에서 ‘북한을 믿어도 되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안 믿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다시 협상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북측은 우리와 전쟁의 대상도 되지만 협상의 대상이자 통일의 대상이다. 또 북한의 그러한 특수성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품에 안고 교류협력을 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고 통일의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껴안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저는 이번 고위급회담이 정상회담을 대신해 그에 준하는 회담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을 하실 거라고 예측한다”면서 “박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미국 등의 세계 정세를 잘 설명해 정상회담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박 위원장은 새정치연합 한반도평화안보특별위원회와 관련해 “우리 당에는 안보특위도 있고 남북관계특별위원회도 있지만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라며 “비록 이번 합의가 잘 됐지만 당분간은 우리가 주시할 필요가 있고 또 야당으로서 조언도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잘못한 것은 지적할 수 있기 때문에 존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한미동맹부터 철저히 해 튼튼한 안보, 한·미·일 공조와 중국, 러시아의 협력 속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하고 교류협력을 하면 언젠가는 통일된다는 것이 햇볕정책”이라며 “이번 합의는 결국 햇볕정책 기조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