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처음 시작할 때의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오늘 서울에서 공기를 살랑이게 한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북경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비효과는 1963년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컴퓨터로 기상에 대해 모의 실험하던 중, 초기 조건 값의 미세한 차이가 나중에는 엄청나게 증폭돼 판이한 결과가 나타난 것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조금만 나빠져도 수출이 감소한다. 즉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과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우리나라는 나비효과에 의해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거나 중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모든 질병은 혈관이 깨끗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액이 탁해진다. 이는 마치 소고기국에 떠 있는 누런 기름과 같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혈관은 좁아지고 딱딱해져 기능을 잃거나 혈전이 생겨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 몸은 신기하게도 심혈관 질환 증상보다는 다른 곳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남자의 음경에서는 발기부전, 두피에는 탈모로 나타난다.
몸의 혈관 크기는 신체 부위별로 다르다. 그 중 두피와 음경의 혈관은 매우 가늘다. 조금만 혈관이 오염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반면 심장이나 뇌의 혈관은 상대적으로 커서 쉽게 막히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 막히면 생명을 잃거나 후유증이 심해 치명적이다.
발기부전이나 탈모는 혈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이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 등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일종의 건강에 대한 빨간불인 셈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지구 여기저기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전조 증상은 어떤 형식으로든 나타난다. 지진의 경우 인간보다 감각이 예민한 동물에게서 특이한 현상이 관찰된다. 개의 울부짖음, 산란하지 않는 닭, 말과 소가 불안해하는 모습 등 다양하다.
또 자연재해 현장에서 서식하던 코끼리, 멧돼지, 원숭이, 물소, 표범 등의 사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점에서, 이들이 지진에 대한 미세한 예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체 역시 심혈관 질환에 앞서 나타나는 신호가 있다. 바로 발기부전과 탈모다. 이들 증상은 심혈관 질환의 나비효과인 셈이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을 써오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