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7.28 18:13:05
소주 ‘처음처럼’과 ‘참이슬’,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 가전제품 ‘트롬’과 ‘딤채’, 커피전문점 ‘엔젤리너스’ 등을 히트시킨 브랜드 네이밍 분야의 ‘마이다스 손’으로 알려진 브랜드 전문가인 손 위원장은 문재인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새정치민주연합이란 당명이 브랜드 가치 면에서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부정적”이라며 “전문가로서 (볼 때) 좋은 이름은 아니다”라고 지적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사람들이 읽기 불편하다는 건 마케팅에서 보자면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어려운 이름은 알리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당명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쉽게 결론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서 잊지는 않고 있다. 올해 안으로 한번 논의는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8 전당대회 당시 당권 도전에 나섰던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각각 ‘새정치민주당’, ‘민주당’으로 당명을 개정,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가 당명 개정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서 논의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이다.
그러나 야당의 뿌리를 찾기 위한 ‘창당 60주년 기념사업회’가 최근 공식 출범한데다 홍보위원회도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것과 맞물려 당명 개정 문제가 다시 공론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손 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 당에 쓴소리 한다고 무조건 종편 미워하면 안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89세, 제 친정엄니께서는 드라마도 안 보시고 하루종일 종편만 본다. 왜 저걸 보시냐고 여쭸더니 ‘너무너무 재미있다. 내가 요즘 하루종일 종편 보는 맛에 외롭지 않아’라고 하셨다”며 “충격이었지만 저는 그 이유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위원장은 “대중이 움직일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 우리 당에 쓴소리 한다고 무조건 종편 미워하면 안된다. 쓴소리가 듣기에 아파도 왜 그러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 위원장은 “남들이 나를 욕하고 비웃으면 그들과 맞대응하며 싸울 것이 아니라 왜 욕을 하는지 상세히 알아본 후 조목조목 설득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상종 못 할 상대와는 머리채를 잡고 싸울 수도 있지만 이 쪽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면 상대도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근태 전 의장 생전에 한반도재단 이사로 함께 활동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손 위원장이 업무개시 17일 만에 내놓은 첫 작품이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극한 대립했던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 대한 ‘셀프디스’였다.
문 대표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글에서 30년 간 인권 변호사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에 익숙해지다 보니 당 대표가 된 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답답해 한다고 반성했다.
이어 문 대표는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당이 개혁하듯 저도 분발할 것이다.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강한 자의 횡포에는 더욱 강해지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호남의 맹주로 거론되는 박 전 원내대표는 ‘호남, 호남 해서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호남이라 눈치보고 소외당하고 차별을 느꼈다는 심경을 토로한 뒤 “드디어 정치에 입문했다. 지금껏 차별 받고 소외 받은 호남을 저라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의 그 어떤 지역도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다시 뛰겠다. 이제 나라, 나라 하겠다. 국민, 국민 하겠다”고 반성했다.
손 위원장은 1단계로 이종걸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중심으로 매주 2명씩 참여시킨 뒤 100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전개할 예정이며, 글은 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손 위원장은 당 현수막의 색상도 무더운 여름철을 고려해 ‘시원한 정치’를 테마로 당의 색깔인 파란색을 활용해 혁신과 변화의 의지를 알려나가기로 하는 등 대대적으로 손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