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7.24 19:12:58
농림축산식품부의 2015년도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 선정 결과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제주도가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고 6차 산업화하기 위한 지정공모과제에 선정된 것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김우남 국회의원(제주 을)의 총선용 프로젝트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최근 농생명산업, 첨단생산, 수출전략, 가축질병 4개 분야의 2015년도 농림축산식품 연구개발사업 신규 지정공모과제 선정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은 동식물, 미생물 등 생명자원의 생산·응용·유지관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핵심산업인 생명산업 육성을 목표로 실시되는 것으로, 총 21개 과제에 올해 정부출연금 74억여원이 투자된다.
지난 17일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 개발 및 6차 산업화 적용모델 개발' 과제 주관연구기관으로 제주테크노파크가 선정됐다. 제주테크노파크는 이에 따라 향후 4년간 국비 16억원, 지방비 4억원을 포함해 총 20억원의 연구비 등을 지원받게 된다.
이를 두고 현역 의원이 선정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골자는 김우남 국회의원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해 지정공모과제 선정과정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술수요조사를 통해 지정공모과제를 도출하고 있다. 이는 현장과 밀착된 연구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농식품 산업과 농업 현장의 기술수요를 적극 발굴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가의 주요 농업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정공모과제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메밀(제품개발) 지정공모과제 결과발표와 관련해 김우남 국회의원의 내년 총선 선거용 프로젝트가 됐으며, 사기와 조작이 여실히 평가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메밀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일본은 물론 메밀을 연구하는 여러 국가에서 인정받는 국제적 수준의 메밀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중부권 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메밀 제품개발과 6차산업화를 시도하는 방안을 기획해 기술수요조사에 참여했으며, 이러한 그의 계획이 지정공모과제로 도출됐다는 입장이다.
A씨와 친분이 있는 B씨는 "A씨가 서면평가에서 82.25점으로 1등인데, 발표평가에서 68점으로 꼴등을 했다며 공정하지 못한 평가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공개발표평가는 연구목표 및 내용과의 부합정도(20점), 기술개발 수행능력(20점), 기술개발 추진전략(15점), 기술개발결과의 실용화 및 산업화 가능성(40점), 사업의 특성(5점)으로 구성돼 있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 선정을 위한 투명성과 공정성은 담보돼 있어 외부의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기평 관계자는 "지정공모과제 선정을 위해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이 평가하고 있고, 공개발표 과정의 Q&A(질문과 답변)는 모두 녹음되는 등 투명성과 공정성은 담보돼 있다"며 "(A씨가 주장하는) 점수와 등수도 맞지 않는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우남 의원실 관계자는 "제주도 메밀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신화에서도 나오는 곡물이고, 제주메밀을 육성할 필요성이 인정돼 선정된 것"이라며 "선정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라고 해서 선정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적극 부인했다.
한편 제주도는 2012년 기준으로 제주메밀의 생산면적과 생산량은 각각 1499㏊, 1199톤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메밀과 막국수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춘천과 평창 등이 국산 메밀을 공급하기 위해 제주지역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