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5.07.17 18:08:14
장마 끝, 더위 시작이라는 말처럼 어느새 본격적인 여름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빌딩 사이로 피어 오르는 뜨거운 지열에 숨이 턱턱 막히는 요즘, 모두의 관심을 끄는 주제가 하나 있으니 바로 건강관리다.
여름에는 우리 신체가 외적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왕성한 생리 활동을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계절보다 쉽게 지치고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되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질병 유병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여름철엔 특히 건강 관리를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해운대부민병원 내과 전문의들이 나섰다.
- 사람 잡는 더위, 목숨까지 위협한다?
폭염이 이어지는 날에는 어린이, 노약자, 고혈압 환자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일사병과 열사병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일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돼 신체 온도가 섭씨 37~40도 사이로 상승해 적절한 심박출을 유지하지 못하고 혈액 용적이 감소되어 나타나는 증상들을 말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빨라지므로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이 있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실신을 하거나 일시적인 정신 착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조금 더 심한 경우를 말하는데, 신체의 열 발산이 원활하지 않아 고체온 상태가 지속되면서 발생한다.
해운대부민병원 순환기내과 최진희 과장은 “일사병이나 열사병은 심한 경우 발작, 경련, 의식 소실 등의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을 불러일으키며, 이 경우 여러 장기 기능 손상으로 인해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혈압 환자는 특히 무더위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생성될 위험이 높으므로 한낮의 외출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더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주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주어야 한다.
- 슬리퍼, 샌들 No! 당뇨환자 발을 보호하라?
지루한 장마철, 높은 습도와 푹푹 찌는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적색불이 켜졌다.
당뇨는 질환 자체가 생명에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로 인한 각종 합병증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당뇨발은 발에 감염이나 궤양, 괴사, 신경병증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당뇨 환자의 약 20%가 이런 당뇨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발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절단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내분비내과 권희선 과장은 “당뇨병 환자는 혈관 장애로 인해 원활한 혈액순환이 어려우므로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일반인들에 비해 떨어지고 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름철에는 세균 감염은 물론 말초신경이 손상될 위험도 커 가벼운 상처만으로도 족부 궤양으로 진행돼 당뇨발로 이어질 수 있으니 당뇨환자는 여름철 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에는 맨발로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 경우가 많은데, 당뇨 환자라면 반드시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린 다음 상처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 아프지 않더라도 물집이 잡히거나 발 색깔에 변화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 한여름 밤 무더위를 달래 주는 치맥, 내 관절엔 적?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에는 시원한 맥주와 치킨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관절 건강에 큰 해를 입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로 통풍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통풍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단백질의 한 종류인 퓨린이 흡수되고 난 후, 남은 찌꺼기인 요산이 혈액 내에 쌓여 그 농도가 높아지고 바늘같이 뾰족한 요산염 결정을 형성해 관절의 연골 및 주위 조직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통풍성관절염이 발생하면 밤에 관절 부위가 쑤시고 뻣뻣해지면서 부어 오르는데, 심한 경우 옷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엄지발가락과 발목에서 처음 발병하고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 관절이 있는 곳은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
류마티스내과 박나영 과장은 “소위 말하는 치킨과 맥주는 사실 건강에는 최악의 궁합이다”며 “퓨린이 다량으로 함유된 치킨, 삼겹살 등의 육류와 함께 맥주를 섭취하는 행동은 건강을 위해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 도움말 = 해운대부민병원 순환기내과 최진희 과장, 내분비내과 권희선 과장, 류마티스내과 박나영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