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킹 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검사'에서 해킹 되는 자신의 스마트 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국정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힌 당내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있는지 공개적으로 점검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국정원 불법사찰의혹조사위원회(가칭)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RCS(Remote Control System)과 유사한 해킹 프로그램의 시연회를 열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전 대표가 직접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스마트폰을 ‘검사’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적극 부각시켜 검찰의 수사착수를 압박하기도 했다.

우선 시연은 안 위원장의 휴대폰에 악성 프로그램을 미리 심고, 안 위원장의 휴대폰 내용이 어떻게 유출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안 위원장이 카카오톡 메신저에 입력하는 ‘반갑습니다’ 등의 문구가 실시간으로 외부 PC 모니터에 전송되는 모습이 나타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휴대폰을 조작하지 않을 때에도, 기기에 달린 카메라가 비추는 모습이 외부 PC에 전달되자 행사장은 더욱 술렁였으며, 특히 안 위원장이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이런 방식이면) 도촬도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염검사를 통해 문 대표나 이 원내대표의 휴대폰 모두에서 악성코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는 현재 악성코드가 없을 뿐이지 과거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새정치연합측은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앞으로 중앙당에 검사센터를 설치, 일반 국민들의 휴대전화도 계속 점검해주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아울러 외부 전문가들을 포함하는 진상조사위 구성을 오후까지 완료, 불법 도감청이 행해졌다는 디지털 증거 수집에 나서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킹 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검사'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표는 시연회에 앞서 “휴대폰은 이제 국정원이 국민을 감시할 단말기이자 몰카가 됐다”며 “국정원은 국가 정보기관이 아니라 국민 사생활을 파괴하는 악성 바이러스”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국정원 뿐만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도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가 됐다. 메르스 사태 당시 복지부나 삼성병원이 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와 시연회에서 “정치공세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 단지 정보인권을 수립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서 “검사활동 하는 것 자체로 국민의 삶과 사생활, 안전을 보호 하는 효과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