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7.16 08:45:27
외교부와 코레일은 14일부터 내달 2일까지 19박 20일간 일정으로 러시아, 중국, 몽골,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6개국 10개 도시를 방문하는 1만4400km에 이르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일환인 친선특급은 본선인 블라디보스토크~베를린 간 총 1만1900km 구간과 지선인 베이징~이르쿠츠크 총 2500km 구간으로 구성된, 총 이동거리만 1만4400km다. 이는 지구 둘레의 약 1/3에 해당하고, 서울~부산 거리의 33배가 되는 거리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0월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것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함께 우리 정부의 3대 대외 구상 중 하나다.
1891년 착공해 1916년 완공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는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부터 수도 모스크바까지 무려 9297㎞를 잇는 세계 최장의 철도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200여명 참가단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이징(남선)과 블라디보스톡(북선)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대장정에 올랐다.
본선은 특별 전세열차로 운행되며, 15일부터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이상 러시아)~바르샤바(폴란드)를 거쳐 오는 30일 베를린(독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선은 일반 정기열차로 운행되며, 오는 15일 중국 북경을 출발해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오는 21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본선과 합류하게 된다.
친선특급의 노선은 아시아-유럽을 잇는 물류 동맥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와 모두 연결되는 것으로, 장래에 남북한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연결될 경우 부산과 목포에서부터 베를린까지 열차 노선이 중단없이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친선특급 참가단은 대학생에서 파독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되었으며, 과거 친선 특급 노선을 따라 열차로 유럽까지 갔었던 손기정 마라톤 선수와 이준 열사 등 후손도 포함돼 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소통·협력의 열차, 미래·창조의 열차, 평화·화합의 열차라는 3가지 주제를 통해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을 이룩하고자 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다.
주요 거점도시 별로 유라시아 대축제, 지역 설명회, 독립 유적지 탐방, 한국 영화제, K-Pop 공연, 사진전 등 우리측 참가자들과 방문국 국민과 재외동포사회가 교류한다는 점에서 종합 공공외교 사절단의 역할도 기대된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박사는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선언은 대륙횡단 육상루트와 북극항로 등 북방물류루트 구상을 포함하고 있다"며 "강원도는 동서횡단 수송능력이 강화될 경우 내륙과 해상운송비용 절감이 가능한 북방물류루트의 지름길인 만큼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계기로 TSR 등 북방물류루트와 강원권 철도와 해상 복합수송 연계루트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와 코레일은 유라시아 친선특급 출발에 앞서 14일 오전 서울역 3층 맞이방에서 국내외 각계 인사와 참가단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정종욱 광복 70주년 추진위원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강창희 국회의원, 이헌승 국회의원을 비롯한 친선특급 홍보사절인 가수 윤종신, 배우 고성희 등이 참석해 건강하고 알찬 여정을 기원했다. 앞서 한반도 종단철도와 대륙 물류망과 연결될 경우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동쪽 출발점이 될 부산역과 목포역에서도 미니 발대식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