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7.06 09:46:53
국토해양부가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을 올 연말까지 수립해 고시할 예정인 가운데 동북아 여건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나진·선봉 등에 역외가공지역 설립 시 남북경협 활성화로 남북교역액은 연평균 55억 8000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는 한중FTA 체결로 중국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동북 3성이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동북3성 진흥정책을 단행하는 등 통합교통물류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2012년에서 2013년까지 동북 3성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최소 8.0%에서 최대 12.0%를 기록해 중국 연평균 성장률 7.7%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이러한 동북아 지역의 여건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11년 7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2011-2020)을 고시했다. 또 2013년 12월 당시 해양수산부는 북극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으며,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잠시 중단됐으나 현재 북극항로 진출 계획을 다시 추진 중에 있다.
국토부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서 동해항을 북방교역을 위한 시멘트 중심 무역항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장래 항만 물동량 전망치에서는 동북아 여건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북극항로 시대 도래와 중국 정부의 동북 3성 진흥계획과 이에 맞물린 GTI(광역두만강개발계획)의 변화상이 제외된 것이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측 장기전망과 상반된 것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결과를 보면 중국 동북 3성은 인구 1억명의 거대 내수시장이자 북한·러시아·몽골 등과 근접한 동북아 경제교류의 중심지로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충분하다.
동북아 경제권의 진출은 북한 나진·선봉 등 역외가공지역에서 상품을 가공하고, 동북 3성의 신흥전략산업 단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무(無)관세로 중국 전역에 수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한중 FTA 체결로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된 310개 품목의 원산지가 한국으로 인정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높아졌고, 역외가공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중국과 지리적 접근성도 뛰어나 투자가치가 높다.
이처럼 동북 3성 지역에서 한국 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갖춘 철강, 전자IT, 기계장비, 운송기기, 정밀광학기기 등 제조업 부문과 더불어 한중 FTA로 투자보호 규범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금융, 통신, 건설, 유통 등 서비스업 부문의 현지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올 연말로 예정된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2011-2020) 수정계획에는 동북아 지역의 여건변화를 고려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방시대 물류의 핵심은 북극해와 석탄, 기타광석, 천연가스 등 극동러시아 지역의 자원을 국내로 유입해 이를 가공 수출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으로, 거점 항만을 이용하는 벌크화물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북방시대의 도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수도권과 강원도 동해안을 연결하는 교통·SOC가 확충되면서 동해항은 현재보다 더 많은 벌크와 컨테이너 물동량 수요를 처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항만시설 확충계획을 보완해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반영하는 것은 필수적 요건이 되고 있다.
북방시대 개막을 고려해야 할 국가계획은 항만뿐만 아니라 철도망도 포함된다.
국토해양부는 동해북부선 철도와 관련 고성 제진~강릉 간 복선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강원도는 현재 운행 중인 강릉~삼척 간 단선을 포함해 고성 제진~삼척 간 철도를 복선화하는 방안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북쪽의 급속한 여건변화와 장래 국가 경쟁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표명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철도의 특성상 네트워크 연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충북선철도 고속화를 통한 호남선~충북선~강원도 철도를 연결하는 국가 철도망 구축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통일과 북방시대 우리나라의 경제영역을 유라시아 대륙까지 확대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물류와 관광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노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부연구위원은 "2020년 이후 도래가 예상되는 북극항로와 연결 측면에서 동해항은 이미 국내 부산항과 울산항에 비해 수송거리는 100∼150㎞, 수송시간은 2시간 이상 단축되는 최적입지에 위치해 있다"며 "북극항로 개막과 수도권과 강원도 동해안을 연결하는 철도 중심의 교통·SOC가 확충되면 국내 전체 육상 물동량의 40%에 달하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물동량 수요가 동해항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해항 기반시설 확충계획을 보완하고 현재 진행 중인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보완된 계획안의 반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해항은 1979년 2월 개항한 항만으로 강원도 항만들 중 항만시설 규모와 하역처리능력이 가장 큰 항만이며, 2009년 12월 묵호항과 더불어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