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5.07.02 13:25:27
지난 2014년 12월 2일 시작된 '고양문화재단 간부직원의 시의원에 대한 막말 파문'은 고양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와 그에 이은 고양시 감사로 7개월만에 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시는 감사를 통해 단순히 막말파문에 대한 조사에 그치지 않고 지난 10년 간 고양문화재단의 고질적인 문재로 지적돼 왔던 '문화재단' 조직의 혁신에 촛점이 맞춰 있다.
우선 문제의 촛점인 '시의원에 대한 막말파문'의 전말과 그로 인해 드러난 문화재단 조직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고양문화재단 막말파문의 전말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막말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
고양시 감사는 예산심의 리허설에 참석한 모든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되고 있는 3명인 A,B,C의 경우 A는 비하발언이 없었고, C는 직원 임금 관련시 대표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강한 어조로 표현은 했으나 시의원 비하발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B의 경우 "제가 무식하게 질문하면...."이라는 질문을 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리허설이 시의원이 대표에게 질문하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이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따라서 시는 재단의 관련규정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당시 리허설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의 제보에 따르면 2014년 12월 2일 시의회 예산안 심의를 위한 리허설 중, 시의원 질의에 대비한 답변을 준비하면서 A는 시의원들을 '바보', B는 '무식한 것들...', C는 '시의원 바보같은 놈들'이라고 막말을 했다고 문제가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
간부들의 비합리적 집단행동 등 조직 문제 '심각'
대표에게 보고 없이 직원총회, 기자회견 등 개최
고양문화재단과 고양시 위상 실추
시의원에 대한 막말파문으로 드러난 더 큰 문제점은 오랜동안 지적돼 온 조직의 복무기강 해이다. 이번에 그 문제가 크게 부각된 것.
안태경 대표는 당시 '막말파문 제보'사건을 알게 되자 2014년 12월 6일과 7일 재단핵심 간부들과 2차례 대책회의를 했고 8일에는 시의회 의장을 만나 우선 막말파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부직원 D는 '시의원 비하발언'이 있었는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말 관련 제보는 허위'라는 탄원서를 작성해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B와 C도 당시 막말파문과 관련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D와 함께 집단행동에 가담해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 이번 감사 결과 B가 막말파문의 당사자로 드러난 것을 보면 당시 집단행동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
2014년 12월 10일 재단노조는 '재단의 존립을 위협하는 허위 제보자를 일벌백계하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10일에는 대표이사를 집단 면담을 요구하는 한편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총회, 진상규명 촉구 서명, 이사장 면담 요청, 기자회견 등을 개최해 문화재단의 조직 기강이 너무 해이하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히 기자회견 시에는 특정인의 실명을 기자들 앞에서 거론해 개인정보 침해와 명예를 훼손해 고양문화재단과 고양시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실추시키기도 했다.
고양문화재단 조직 혁신을 위한 개선방안
3명의 본부장을 2명의 본부장과 사무처장 체제로 개편
고양시 감사분야, 회계분야 전문가 파견
이번 감사를 통해 고양문화재단이 10년 동안 문제가 돼 왔던 조직기강 해이 등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조직개편과 감사 및 회계분야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조직개편을 통해 감사실을 신설, 전문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회계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3명의 본부장 체제를 개편해 2명의 본부장을 두고 대표 직속으로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처장직을 신설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둘째로 조직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고양시의 감사분야, 회계분야 전문가 6급 이상 2명을 재단에 파견해 그간 제기 돼 온 재단의 제도적 구조적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세째로 이번 '막말파문'으로 드러난 조직의 무너진 위계질서를 바로 잡는 방편으로 팀장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자유롭고 활발한 의사소통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라인이 형성되고 굳어진 조직 체계를 바로잡아 직원들이 창의성과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네째로 재단의 정관 및 제 규정을 일부 개정해 엄정한 신상필벌이 실천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양시의회의 지적 사항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인사위원회 운영 내규 등의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섯째로 조직의 정상화를 위해 자체조사를 실시, 계약업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내규 제정 및 소송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력배치, 철저한 초대권 관리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고양문화재단이 2014년에 10주년을 맞이했다. 그 해 발생한 이 '막말파문'의 본질은 단순히 시의원들에게 막말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 일로 드러난 조직기강의 문제, 재단의 구조적인 문제가 바로 잡혀야 하는 고양문화재단 체질 개선의 문제다. 지난 7개월 간의 시의회 특위 조사와 고양시 감사가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발전적인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