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이상욱)은 병원 앞 감천로 구간이 '장기려로'로 지정돼, 이를 위한 기념식을 26일 오전 장기려기념암센터 중앙로비에서 개최했다.
명예도로 '장기려로'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성산 장기려 박사를 기념하기 위해 서구 탑스빌부터 알로이시오고까지 822m 구간을 명예도로로 지정됐다.
병원은 지난해 말부터 장기려 박사를 기념하기 위한 도로명 지정을 추진했으며, 부산시 도로지명위원회와 서구청 도로지명 위원회 등에서 결의 후 지난 3월 확정된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부산시 보건·토지 관련 관계자와 박극제 부산 서구청장, 문철호 부산MBC 대표이사, 장기려 박사의 유일한 혈육인 장여구 교수(서울백병원)와 제자 및 후학들 그리고 손봉호 교수(장기려기념사업회장)등이 참석했다. 또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서구 국회의원)도 축전을 보내 행사를 축하했다.
1부 기념식에서는 장기려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봉호 교수와 장기려 박사의 가족대표로 참석한 장여구 교수의 기념사에 이어, 이번 '장기려로' 지정을 승인한 박극제 서구청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2부 제막식에서는 '장기려로' 지정을 기념해 고신대복음병원 입구에 설치된 장기려 박사 기념비를 제막했다. 장기려 박사 기념비에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선한 의사로 일생을 사시며,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초대병원장으로 봉사하신 성산 장기려 박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동판으로 만들어진 장기려 박사의 초상화도 새겨져있다.
제막식 이후에는 내빈들이 장기려 박사가 생전에 생활하던 고신대복음병원 옥탑방 사택을 견학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기념사에서 손봉호 교수는 “평소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장기려 박사”라며 “기독인으로 청렴하고 사랑을 베풀며 살았던 박사의 정신을 이번 '장기려로' 지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새기고 계승하자”고 말했다.
장기려 박사의 손자 장여구 교수는 “생전 할아버지가 계실 때 명절마다 고신대복음병원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이렇게 부산시에서 소중한 선물을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박극제 서구청장은 “장기려 박사님은 서구의 자랑이자 부산의 자랑,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위인”이라며 “이번 장기려로 지정을 계기로 장기려 박사님의 숭고한 나눔 정신과 인술을 후세가 오래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욱 병원장은 “신망애(信望愛)로 대표되는 박사님의 뜻이 이제는 복음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과 장기려로를 지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도 자리잡게 됐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천막을 치고 피란민과 가난한 사람을 무료로 진료하는 인술(仁術)을 펼쳤다. 그는 이 같은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과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이날 부산시는 도로명주소 캠페인도 함께 펼쳤다. 고신대복음병원의 경우 환자와 의사, 종업원 등 수만명을 관리하고 있어 이들의 주소를 모두 도로명주소로 바꾸기로 했다. 시는 지역 병원과 기업체 등 1000여곳을 대상으로 도로명주소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