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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싶으면 서울 큰 병원으로…' 강원도민 원정진료비 3000억원

10㎢당 활동의사 전국 꼴찌…감염병 환자 발생 시 환자 이송·치료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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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5.06.22 10:32:00

강원도민들은 연간 3000억원에 이르는 원정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한 의료인프라 때문으로, 최근 급속하게 확산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과 같은 신종감염병 발생 시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어려움이 크고 이로 인한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강원발전연구원은 도내 의료 인프라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원도 지역의료서비스 개선방향'을 주제로 정책메모 473호를 발간했다.

 

매년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되는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강원도는 최근 건강지표가 악화되면서 도민의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의료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전국 대비 강원도민의 건강지표는 심각한 수준으로, 고위험음주율(21.5%), 고혈압(21.5%), 당뇨병(8.2%) 등 주요건강지표는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률 역시 전국 1위(25.6%)인 반면 사회복지예산비율은 전국 15위(17.8%)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도내 질환별 사망률을 보면 뇌혈관질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망원인이 전국 조사값을 상회하는 결과를 보이고, 간질환, 간암 등 소화기계통 질환과 심장질환 등도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메르스(MERS : 중동호흡기증후군)가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의료인프라가 보유된 지역은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비교적 신속하고 체계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은 환자의 이송, 치료 등에서 불편함과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강원도는 지역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아 감염병 확산 위험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으나 감염병 환자가 실제 발생할 경우 환자의 이송·치료 등에서 취약성을 내재하고 있다.

 

최근 사스(SARS : 2003년), 신종플루(H1N1 인플루엔자 : 2009년), 메르스(MERS : 2015년) 등 신종 감염병이 빈번히 발생되고 있으나 감염병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시설은 도내 한 곳에 불과해 넓은 면적을 관리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함께 도내 의료인프라에 있어서 수도권에 비해 열악하지만 도내 시군 간 편차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강원도 활동의사는 서울·경기권에 비해 현저하게 적어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가 병원 규모에서 가장 많은 지역은 수도권으로 1.06명이고, 강원권은 0.7명으로 수도권에 비해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10㎢당 활동의사가 병원 규모에서 가장 많은 지역은 수도권으로 22.4명인 데 비해 강원권은 최저 의사보유 수인 0.8명으로 수도권에 비해 96.4%의 의사 수 비율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내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들의 지역이탈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5년 현재 도내 의과대학 배출인원과 도내 의료행위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내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자격증을 취득한 의사의 61% 이상이 지역을 이탈했고, 지역 공공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사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6460명의 의사 가운데 최소한 4000명(60%) 이상이 강원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지역의료인력 부족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또 도내 공중보건의사 수는 2010년 429명에서 2013년 330명으로 감소 추세로, 춘천, 원주, 강릉의 공중보건의의 배치인원은 최대 약 50% 급감했다.

 

의료시설도 상급병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단 한 곳 뿐이며, 종합병원도 도내 전체 14곳에 불과하다. 주요 의료기기 가운데 CT와 MRI 보유 현황은 통계상 전국 평균(인구 10만명당 3.6명)과 유사하나 넓은 면적과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실정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9개 군 지역은 원거리 원정출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내 분만가능 산부인과는 25개소로 9개 시군에만 입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응급질환자의 경우 대도시 의료시설 선호현상과 군 단위 응급의료기관 기피로 환자 유치가 어렵고, 24시간 응급의료 제공을 위한 인력 부족 등으로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와 같은 도내 열악한 의료인프라로 인해 연간 약 3000억원을 원정진료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는 전국 2위의 수도권 원정진료 지역이다.

해외의 경우 의료인력을 지역에서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구사되고 있다.

 

호주, 일본, 미국 등은 지역학생 선발, 장학금 지원, 취약지 의료인력 양성(교육)프로그램, 취약지 의료 실습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RCTS(Rural Clinical Training and Support)는 농촌지역에서 임상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지원 중이고, 일본 지치의과대학은 농어촌지역 출신을 우대하고, 6년 등록금 전액 포함해 장학금을 지급한 후 9년 의무복무토록 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박상용 부연구위원은 "강원도는 지역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권역별 또는 시군별 의료수준 진단을 통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내 의료인력 활용 제고,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기초의료인프라 조기 확충, 원격의료 인프라 보완, 감염병 관련 시설 확충 등 방역체계 선진화, NPO단체 등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 등 대책들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도내 의료사각지대를 개선함으로서 균등한 강원도 의료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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