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6.04 17:57:39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부단체장의 정무 기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새누리당 강원도당에 정무특별보좌관 후보 추천을 비공식 요청한 데 이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민선6기 1주년을 맞은 4일 오전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도청 기자실에서 행정부지사와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최문순 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직급과 직위가 분리되지 않는 등 정부조직의 인사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말문을 뗐다.
최 도지사는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은 없이 임금만 깎는 방식으로 돼 있는 등 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화석화돼 있다"면서 "일제시대 때 도입된 현재 행정조직이 지나치게 안정화됐다는 게 문제다. 인사혁신처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토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부단체장 체제에서 정무 기능의 아쉬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최문순 지사는 "경제부지사의 역할에 있어 정당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무 기능과 경제전문가의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면서 정무 기능과 경제 기능을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내치는 행정부지사에게 일임하고 저는 돈 벌어오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며 예산확보를 위한 국회 방문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한 뒤 "편법을 써서라도 부지사 한 명을 더 모실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미영 경제부지사의 활동에 대한 평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발언은 김정삼 행정부지사와 김미영 경제부지사 체제에서 현재 부단체장들이 정무 기능을 할 수 없는 데 따른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방자치법은 광역도와 광역시, 특별자치시도는 부지사 정수를 2명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인구 800만명 이상일 경우 3명을 둘 수 있다. 서울특별시는 예외적으로 부지사를 3명까지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문순 도지사가 정무 기능 확대를 위해 정무부지사를 두고자 할 경우 도의회에 '강원도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출,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부결된 바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는 지난해 7월 도의회 에 경제부지사를 정무부지사로 명칭을 변경하는 '강원도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출했으나 부결됐다. 당시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열악한 도내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경제부지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최문순 도지사는 새누리당 강원도당에 부지사급에 해당하는 정무특보 추천을 비공식 요청한 바 있다.
새누리당 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문순 도지사는 지난해 12월 29일 염동열 새누리당 강원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도당 당직자들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새누리당 소속 정무특보 추천을 요청했다.
최문순 지사는 이 자리에서 염동열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에게 '도 행정을 같은 당 소속만으로 운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이 있다. 다른 시각에서 정보를 얻고 집권 정당의 요구를 듣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도당 내 희망자가 없어 실행되지는 못했다.
현재 강원도 국회의원 9명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고,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도내 18개 시군 자치단체장과 도의원 및 시군의원 대부분 새누리당 소속으로 급변하면서 최문순 도지사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입어 정무 기능의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한편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4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강원랜드가 강원FC를 맡는 게 맞다는 점과 강원도립대학 총장 후보는 대학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대학 측에 오는 12일까지 총장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