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6.03 19:00:44
평택시의회 복수의 의원과 춘천마임축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평택시의회 문화관광축제개발연구회는 지난달 29일 우수축제로 선정된 춘천마임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공연장을 방문했다.
이날 문화관광축제개발연구회는 평택시 대표축제 개발 실무협의회 워크숍에 참가한 후 우수축제 벤치마킹을 위해 축제가 열리고 있는 춘천으로 이동, 공지천 일원에서 열린 '미친 금요일'에 참석했다.
황해도 만신 이해경의 굿과 1세대 전위예술가 무세중의 공연 등이 펼쳐진 이날 축제장에서 평택시의회 모 의원이 '무당의 말을 듣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해당 무속인과 관객들, 그리고 축제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이들 시의원과 동행한 일행 가운데 한 명은 '내가 치과의사이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인데 너희들이 건방지게 이런 행동을 하느냐'고 축제관계자를 몰아세웠고, '너희들 각오해라. K방송기자와 M방송기자, S방송기자들을 불러 혼줄을 내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뱉으며 소란을 피웠다.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공연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평택시의원과 일행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등 일순간 공연장의 열기가 차갑게 돌변, 공연자와 축제관계자들이 곤란을 겪었다.
춘천마임축제 관계자는 "일부러 축제장을 찾아준 것은 고맙지만 기본적인 공연질서는 지켜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 공인된 신분으로 적절한 행동은 아닌 것 같다"면서 "축제 이후 사과의 말이나 전화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택시의회 양 모 의원은 "말이 오가던 때 나는 그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모든 일에 상대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잘못한 게 없는 데 어떻게 사과의 전화를 할 수 있겠느냐.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또 김 모 의원 역시 "의원들은 문제가 있기 전 공연장을 빠져 나왔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은 모른다"면서 "다른 의원들과 상의한 후 사과할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공연을 관람했던 시민들은 평택시의원들의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진영(여. 29. 춘천 석사동) 씨는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던 중 소란이 일어 공연에 집중할 수 없었다"면서 "나중에 소란을 피운 사람들이 평택시의원들이라는 말을 듣고 무척 실망스러웠다. 공인이란 신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한편 2015 춘천마임축제는 개막일인 지난달 24일 '아!水라장' 공연을 시작으로 29일부터 무박 3일간 밤샘 공연을 하는 '미친 금요일'과 '도깨비 난장' 등 다양한 무대가 선보인 가운데 추정 관객 13만6000여명을 기록하고 31일 폐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