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6.02 20:54:13
냉장·냉동식품 유통 시 적정온도를 초과했는지 여부와 어느 정도 초과했는지 알 수 있는 종이센서가 개발돼 식품 변질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 최초로 물에 젖지 않는 친환경 기능성 종이가 만들어져 습기를 피해야 하는 상품포장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 모두 강원대 이명구 교수 연구진이 거둔 성과다.
2일 강원대학교에 따르면 강원대 제지공학전공 이명구 교수 연구진이 온도 이력 측정이 가능한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이 결과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발주한 산업소개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거둔 연구 성과로, 연구진은 보관 온도가 일정온도 이상인 경우를 감지해 그 시간대를 기록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원천기술은 프랑스 국립 펄프제지연구소의 것으로, 종이에 다양한 녹는 점을 가진 일정한 문양의 동결액포를 부착하고 일정온도 이상에 노출되면 이것이 녹으면서 종이를 적시게 되는 원리다. 이 길이를 측정해 일정 온도이상에 얼마나 노출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현재는 온도변화에 민감한 제품들이 냉장·냉동으로 진열돼 있더라도 제조부터 진열과정 중 얼마만큼 상온에 노출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에 따라 유통·보관돼야 하는 냉장·냉동 제품들이 운송·보관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초과한 순간에 그 결과가 종이센서에 표시돼 식품이 변질되었는지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온도이력 측정 센서는 각종 전자기기나 감열염료를 활용한 제품들로 고가여서 혈액샘플 등 의료분야에 한해 이용됐으나 종이센서 개발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이명구 교수 연구팀은 물에 젖지 않고 생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기능성 종이도 개발, 세계 최초로 상업화했다.
연구진은 기존 플라스틱 라미네이팅 처리 또는 실리콘 이형제 코팅처리 방식이 아닌 종이에 식물성 지방산 분자의 기상 그라프팅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염화지방산을 셀룰로오스 수산기에 반응시켜 소수성 지방산 에스테르를 형성시키는 처리를 활용한 기술이다.
생분해가 가능한 이 기술은 친환경적이라는 장점 이외 열풍 건조 공정을 생략 가능해 기존 설비의 1/3 규모로 생산이 가능하며 감촉이 좋고 유연하게 접히는 한편 내열성과 내구성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방식 대비 가격이 70%이하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 기술은 연구 참여 업체인 ㈜태경포리마가 동두천 소재 공장에서 일일 2T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방수·방습 기능을 필요로 하는 포장용지, 팬시용지, 원예 과실용 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강원대학교 제지공학전공 이명구 교수 연구팀은 2일 경기 동두천 소재 ㈜태경 포리마에서 원천기술을 제공한 프랑스 국립 펄프제지연구소의 Gilles Lenon (질 레농)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결과 발표회를 가졌다. 프랑스 국립 펄프제지연구소(Centre Techinque du Papier)는 1957년 설립된 프랑스 공업부 산하 국책연구소로, 135명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 1100만 유로(140억원) 규모의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