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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할부금융업 나선 카드사들…캐피탈시장 지각변동 온다

현대자동차 복합할부 접고 사업자 등록해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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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5.05.19 18:30:06

▲카드복합할부가 폐지 수순을 밟자 카드사들이 독자적으로 할부금융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CNB포토뱅크)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기아차와의 수수료 갈등 끝에 캐피탈사와 연계한 자동차 복합할부상품이 취급 중단 상황에 이르자 자체적으로 영업을 하겠다고 뛰어든 것. 

대형카드사들의 공세 앞에 중소캐피탈사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업에 나선 사연을 들여다봤다. (CNB=이성호 기자)

현대차 vs 카드사 오랜 수수료 갈등 끝
복합할부 경험 살려 자동차금융업 진출 
중소캐피탈사 ‘풍전등화’… 불안감 커져

복합할부는 고객이 차를 구매 시 캐피탈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과정에 카드사가 개입된 방식을 말한다.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인 캐피탈사가 대신 내주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차 대금을 매달 할부 형식으로 갚아나가는 구조다. 여기서 자동차 회사는 카드사에게 1.5~1.9%의 가맹점 수수료를 낸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롯데카드가 처음 선보인 복합할부는 현대차-현대캐피탈-현대카드로 이어지는 시장 독과점이 탄생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신차 할부금융매출액은 12조원으로 이중 현대차 매출액이 9조 1523억원(전체의 75%)이다. 현대차 매출액 가운데 현대캐피탈 비중은 74%에 달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와만 거래하고 있으며 신차 할부금융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40%는 중소캐피탈사가 분할해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카드사와 중소캐피탈사들이 고안해 낸 것이 복합할부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들은 잇따라 현대차와의 복합할부 금융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가맹점수수료가 화근이 됐다.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사들과의 협상에서 1.9%의 수수료율은 과도하다며 이를 대폭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 측은 복합할부가 자금공여 기간이 1~2일에 불과함은 물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데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4년간 카드복합할부 수수료 부담은 1872억원에 달한 실정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KB카드는 수수료율을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적격비용을 감안한 최저 수준인 1.5%로 현대차와 전격 합의했다.

반면, 올해 들어 삼성카드·신한카드·BC카드 등은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수수료율 인하를 거부하며 복합할부 상품 판매 자체를 없앴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로 복합할부 상품이 사라진 상태다.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우리카드·KB국민카드 등 앞 다퉈 할부업 나서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자체적으로 복합할부 영업에 나섰다. 예전처럼 카드사가 캐피탈사의 할부 시스템에 끼어드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할부금융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일시불로 지급하기에 가격 부담이 큰 제품을 할부로 구입할 경우, 금융사가 제조업체와 소비자 사이에 개입해 물품대금을 대신 제조업체에 일시불로 지급하고 소비자에게서 물품대금을 일정 기간 분할해 받는 금융 형태다.

할부금융업은 여신전문금융업에 따른 등록제로 현재 삼성·신한·롯데카드가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자동차 구입과 관련해 다양한 종류의 금융상품을 구비하고 있고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데, 월평균 자체 복합할부 취급액은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에는 중고차 유통업체 U-Car와 손을 잡고 중고차를 구매할 때 카드결제가 가능한 중고차 자사복합할부 상품 C-Plus를 선보였다. C-Plus는 중고차 구매 시 카드결제와 할부금융을 결합한 것으로 카드 부가서비스와 할부 금리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는 업계 최초 상품이다.

또한, 우리카드는 지난 12일자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할부금융업 최종 등록 작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2013년 4월 설립된 우리카드는 신규 카드사의 할부금융업 진입을 불허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사실상 진출이 막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업계의 전략·기획 담당 부장들을 불러 주재한 실무회의에서 해결이 됐다. 이때 우리카드는 할부금융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 금융위 실무자가 검토한 결과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함에 따라 등록절차가 추진된 것.

우리카드 관계자는 CNB에 “TF를 꾸려 등록을 준비해 모두 마무리됐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고심하고 있다”며 “할부금융이라고 하면 자동차가 보편적이라 기본적으로 검토하고, 이밖에 내구재 등 다른 영역의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의 차 할부 상품은 특성상 전국적인 영업망 구축이 필요함에 따라 출시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딜러가 구매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하는 등 영업 최전선에서의 연결고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할부금융업에 진출하는 다섯 번 째 주자는 KB국민카드가 될 전망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CNB에 “할부금융업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움직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중소캐피탈사들이다.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시장에서 뒤로 밀릴 것이 불 보듯 뻔 한 일이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지난 4~5년간 카드사들은 캐피탈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업망 채널을 활용해 이 시장에 들어왔고, 복합할부가 폐지 수순을 밟자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할부금융 비즈니스를 해보려고 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영업환경에 더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캐피탈 업계에서는 기존 상품을 더욱 확대하고, 수입차나 장기랜터카 등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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