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공헌사업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현금지원 등을 통한 간접사업과 달리 최근 들어 기업 내 전담조직을 통한 직접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원도 내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프로젝트 제안이 사회공헌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올해 도정방향을 설명하면서 사회공헌기금 200억원을 확보를 목표로 대기업 사회공헌 관계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내 경제여건이 미비하고 평균 재정자립도가 28%에 불과한 반면 복지재정은 전체 예산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갈수록 증가하는 복지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도는 이에 따라 최근 대명그룹과 홍천시장홍천중앙시장이 자매결연을 맺은 데 이어 제너시스BBQ그룹도 춘천 서부시장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 2013년 평창 봉평5일장과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방문객 증가와 매출액 상승을 이끌었다. 현재 도는 올해 당초 기금목표액보다 30억원이 증가한 23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목표로 30대 대기업과 접촉 중이다.

◇ 사회공헌사업이란   

사회공헌사업은 기업이 사회에 갖는 책임활동의 한 형태로, 현금 기부와 같은 재정적 지원과 함께 현물기부와 자원봉사활동, 시설지원 등 비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참여 및 투자활동을 뜻한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사회양극화, 저출산 및 고령화, 실업률 상승 등으로 사회적 욕구들이 다양해지면서 국가복지증진을 위한 기업의 사회참여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추구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보다 넓은 활동영역을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념 또한 기업의 사회공헌, 기업의사회적 책임(CSR),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 기업의 자선활동, 기업의지역사회참여, 지역사회개발, 사회마케팅, 공익마케팅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 강원도와 사회공헌사업

땅은 넓지만 인구는 적은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로 구분되는 지리적 특성과 함게 DMZ접경지역, 영월, 평창, 정선, 태백 등 폐광지역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구과소화지역이 점차 확대되는 동시에 고령화비율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복지서비스 수요의 증가와 함께 서비스 대상의 관할구역이 갈수록 넓어져 복지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강원도는 2008년도에 65세이상 인구비율이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전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이 2018년도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원도는 10년 정도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반면 도내 학령인구는 큰 폭으로 줄고 생산인구연령도 50대 중반으로 상승하는 등 전체적인 구조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이 참여하는 사회공헌사업은 도내 복지수요를 담당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도내의 경우 대기업이 없어 주로 강원랜드와 공기업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 변화하는 사회공헌활동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일회성 시혜사업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경영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이 도내 복지수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기업활동에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변화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범사회적인 적용으로 주목받는 경우로, 삼성그룹의 드림클래스가 한 예가 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2년부터 전국 우수대학생을 활용해 취약계층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드림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3년 드림클래스 운영 노하우와 예시, 서식 등 운영메뉴얼을 책자로 제작하고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제철은 2011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증대와 온실가스 감소를 목표로 집수리를 해 주는 주택에너지 효율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에너지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종간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LG그룹은 2010년부터 이중언어와 과학분야에 재능을 가진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선발해 카이스트 교수진과 연계한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운영 중이다.

자립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SK그룹은 행복도시락센터를 설립해 도내 화천군 등 결식이웃에 대한 급식과 취약계층에게 370여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을 홈쇼핑과 카타로그 지면 등을 활용해 소개해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실직 여성가장을 간병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다솜이간병봉사단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사옥 내 공간을 활용해 카페 공간인 카페오시아를 개설하고 결혼이주여성에게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3년 봉평5일장 활성화를 위해 환경정리와 상품진열, 고객쉼터 조성과 미니간판 등 프로젝트를 실시해 관광객 등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었다.

다양한 조직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GS칼텍스가 문화예술인과 학계, 의료진 등 각 분야 자문단을 구성해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미술, 무용, 연극치료로 구성된 통합예술집단치료를 제공하는 마음톡톡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제일기획, 삼성경제연구소, 에버랜드와 협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촌마을인 거제남부면 다대마을을 고급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LG전자는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강화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2005년부터 디스플레이, 유플러스, 상남도서관과 협업으로 시각장애인 휴대폰을 개발했다.

캠페인을 통한 관심 환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지식을 키우기 위해 재미있는 교통안전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보급하고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실과 교통공원 리모델링 프로젝트 등 어린이교통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조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사업도 있다.

한화그룹은 2000년부터 매년 4월 전국 20여개 오케스트라와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이 협연하는 국내 최고의 클래식 축제인 교향악축제를 열어 지역 교향악단의 수준 향상과 취약계층 초청으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과제는

기업의 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늘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는 등 사회공헌사업은 전 세계적인 새로운 트랜드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점차 사회공헌사업활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더불어 살기라는 가치가 더욱 더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면서 기업이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은 기업의 이미지와 사업 부합성, 수혜 기관의 투명성과 운영 능력 등이다. 또 기업과 수혜 기관간 파트너십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도내 수혜기관의 성과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수혜 기관 및 도내 지자체 내부적인 전담인력도 갖춰져야 한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주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 및 성과 평가에 대한 지원은 사회공헌활동의 성과를 기업들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돼 도내 사회공헌활동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라며 "사회공헌활동의 활성화에 있어 지속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조사·연구 기능의 수행이 매우 핵심적인 활동"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