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여야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이번 재보선과 맞물리면서 공방을 거듭해왔지만 이번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 특별사면을 문제삼고 문 대표가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전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대국민 메시지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이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는 사항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2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권 핵심 실세들이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쟁점을 노무현 정부 시절의 특사 논란으로 전환시키려 시도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완구 총리의 사임 직후 나온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줄곧 여권이 수세에 몰리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고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 줄 필요가 있을 상황이 있을 때에만 행사해야 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로 저는 그동안 극히 제한적으로 생계형 사면만 실시했다”고 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재보선 지역인 경기 성남 중원에사 기자간담회를 통해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박 대통령은 ‘(비리 의혹의) 몸통’이며 선거 중립을 위반했다”며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그리고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성 전 회장 특별사면 언급에 대해 “이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또 직접 정쟁을 부추기고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성완종 리스트인데, 대통령이 특사를 말하면서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정쟁을 하는 여당의 편을 들어 간접적으로 여당 선거를 지원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은 선거 중립도 위반했고, 이렇게 물타기로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나서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며 “국민들은 박 대통령을 뽑을 때 신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를 촉구하면서 “박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이다. 측근 실세들의 불법 정치 자금, 불법 경선 자금, 불법 대선 자금 수수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자신과 연관된 엄청난 비리 사건인데도 공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아무런 조치를 말하지 않았다”면서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리스트와 마지막 진술은 고도의 증거 능력이 있음에도 대통령이 마치 사실이 아닐 수 있는 것처럼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한 것은 사건을 호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표는 전날 오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친박권력형 비리게이트 진상규명 촉구 결의대회’에서도 “리스트 8인이 부정한 돈을 받은 용도는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경선자금과 대선자금 이었다는 게 성완종 전 회장의 죽음을 앞둔 진술이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최종 수익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또한 이른바 의리를 지킨 사람들에 대해서는 고인이 입을 다물었다고 하니 새누리당에 뿌려진 검은 돈의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