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용 춘천시장이 수돗물 취수원의 소양강댐 내 이전을 추진하면서 김진태 의원이 난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새누리당 김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소양강 물값 납부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당 소속인 최 시장이 최근 취수원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김 의원의 입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 6일 '안정적 맑은 물 공급 의무부담 동의(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주요 골자는 수돗물 취수원을 현재 동면 세월교 상류 소양취수장에서 소양강댐 안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취수원 이전은 곧 댐용수사용료, 즉 '소양강댐 물값 납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소양감댐 용수 사용료 납부와 관련, 1995년 당시 용수 사용에 대해 성립된 계약 자체가 없어 민법상 납부할 의무가 없고, 소양강댐 건설 이전에도 연평균 70톤의 물이 흘렀기 때문에 현재 시가 사용하는 물은 하천수이지 댐용수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납부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최 시장이 강력 추진하는 취수원 이전을 골자로 한 의무부담 동의안은 김 의원에게 물값 납부 반대 입장에 대한 '재확인' 또는 '새로운 입장'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 춘천시지역위원회는 과거와 변함없이 계속 '소양강댐 물값 납부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의원의 입장 변화는 곧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는 최시장의 의지와 달리 소양강댐 물값 납부에 대한 시민정서는 싸늘해 자칫 '소양강댐 물값 납부=새누리당 입장'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춘천지역 10개 시민 단체로 구성된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는 15일 성명서를 내고 "취수원 이전은 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시민 의견을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여론확산을 예고했다.
이런 움직임은 직접적으로는 최 시장과 취수원 이전에 찬성하는 시의원을 겨냥하고 있지만 김 의원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최동용 시장이 취수원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김진태 의원측의 입장에도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다만 지난 2012년 이후 (소양강댐 물값 납부와 관련된) 여건이 많이 변경된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론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취수원 이전은 단순히 물값을 내겠다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득수리권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곤란한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최 시장은 이날 제254회 춘천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변관우 시의원이 기득수리권을 지킬 것을 촉구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인구증가, 레고랜드, 산업단지 조성 등 향후 용수 수요 증가에 대응한 취수장 이전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한편 춘천시의회는 오는 16일 제25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춘천시가 제출한 '맑은 물 공급 의무부담 동의(안)'에 대해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