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가 진실을 자백하지 않으면 대정부질문을 계속하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초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남은 이틀간 대정부질문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이 총리에 대한 질의는 보이콧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특검 문제를 둘러싸고 지도부가 "현재의 상설특검 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며 중립성·독립성 담보를 위한 별도 특검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즉각적 특검 주장도 당내에 여전해 내부 조율이 말끔하게 이뤄지지 못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김영록 수석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단 강력한 검찰 수사를 한 뒤 지켜보면서 조금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특검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선(先) 검찰수사-후(後)특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원내 지도부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새로운 특검법을 만들든지, 아니면 상설특검 제도를 운영하는데 있어 야당 주장이 반영된 안을 수용하라"며 상설특검 방식에 의한 '특검 불가'라는 새로운 입장을 내놨다.
현재의 상설특검 대로라면 특검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야당 추천 보장 등 별도의 장치가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 핵심 관계자는 "특검에 대한 독립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특검 합의를 할 경우 특검 정국으로 갑자기 옮아가면서 실제 특검 실시 때까지 현 검찰 수사 무력화 등 공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개인 성명에서 "대선자금과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연관된 의혹이 핵심인 만큼 특검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고 밝히는 등 당내에선 신속한 특검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여야가 합의한 상설특검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특검 속도조절론에 나서며 미적대는 듯한 모습이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은혜 대변인은 잔날 국회 브리핑에서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거짓말을 밥 먹듯 해온 이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총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이 총리에 대한 즉각적 수사 착수를 요구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에 대한 거취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성난 민심을 마주하고도 눈을 감아버렸다"며 "새누리당은 이 총리에 대한 보호막을 거둬야 한다"며 이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등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 소환 조사를 주장했다.
문 대표도 전날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8인 중 이 총리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해 거취 정리를 압박한 뒤 특히 이 총리에 대해 "국회가 아니라 검찰에 가서 피의자 심문을 받아야 한다"며 검찰의 조속한 압수수색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총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차원에서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고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일인 15일의 경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차 출국하기로 한 상태여서 이날은 전면 보이콧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당 핵심 한 관계자는 "최 부총리에게 출국 일정 조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긴급 의총 등을 열어 대응방향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