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 개요(사진: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8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하이스코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안은 다음달 2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7월 1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합병 비율은 1대 0.8577로,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식 1주당 현대제철 주식 0.8577주를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이다.
합병 후에도 1대 주주는 기아차로 19.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1.81%, 현대차가 11.18%의 지분을 갖게 돼 현대제철 지배구조에 큰 변동은 없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은 그간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현대BNG스틸 등 3개로 구성됐다.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 체제였으며, 현대BNG스틸은 스테인레스강판을 생산해왔다.
그러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1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합병함으로써 쇳물부터 열연·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생산공정을 일원화한 일관제철소의 외형을 갖췄으며, 이후 현대하이스코의 나머지 사업 부문까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하나로 합쳐지고, 현대BNG스틸 역시 현대제철의 자회사라 실질적으로 철강부문 전체가 현대제철로 단일화됐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자산규모 31조원, 매출 20조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로 재탄생하게 됐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의 매출액 29조2000억원(단독 기준)과 차이는 8조원 정도이며, 영업이익의 격차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
2012년만 해도 14조9000억원의 매출로 포스코(35조6000억원)의 절반도 안됐던 현대제철이 국내 제철업계의 확실한 ‘2강(强)’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준 자산 28조9000억원, 매출액 16조8000억원이며, 현대하이스코는 자산 2조5000억원, 매출액 4조2000억원이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전경(사진: 연합뉴스)
현대제철은 별도로 남아 있던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SSC와 강관 부문까지 이번에 합병하게 됨에 따라,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해 종합 일관제철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 영업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영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M&A를 통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동부특수강(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해 공정거래위원회 결합 심사까지 끝냈다. 단조제품 전문업체인 SPP율촌에너지 인수도 진행 중이다. 두 달 내 공정위 심사를 거쳐 마무리될 전망이다.
“자회사인 현대BNG스틸까지 포함하면 포스코를 뛰어넘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 전문가의 전언이다.
합병을 통해 그룹 내에서 현대제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대제철의 사내이사로 품질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철강 사업의 주요 현안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지만, 앞으로 정 부회장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무게 중심이 서서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 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되면서 철강 부문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으며,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현대제철의 사내이사는 정 부회장 외에 우유철 부회장, 강학서 사장, 송충식 부사장 등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