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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우승한 OK저축은행·기업은행 ‘희비쌍곡선’ 뚜렷

[기업 돋보기]초저금리시대 값비싼 대가 치른 OK저축銀 ‘말 못할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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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4.08 14:58:02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에서 우승한 차지한 IBK기업은행(왼쪽)과 OK저축은행 배구단소속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상초유의 저금리시대를 맞고 있는 가운데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한 금융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위를 차지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배구 우승시 5.6%의 금리혜택을 주겠다’고 공언한 터라 이번 승리로 수십억원의 추가이자를 부담하게 됐다. 반면 여자부 우승를 거머쥔 IBK기업은행은 기준금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특판예금을 내놔 ‘실속’을 챙겼다. (CNB=도기천 기자)

배구 1위하면 5.6% 이자 지급 약속
직원들에겐 수백만원씩 보너스 공언 
그 사이 기준금리는 사상최저 기록
예대 마진 갈수록 줄어 타격 불가피

지난 1일 OK저축은행은 8회 연속 챔피언을 노린 대전 삼성화재를 꺾고 창단 2시즌 만에 V리그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던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문을 열었다. 대주주는 대부업계 1위기업인 러시앤캐시(법인명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를 제도권으로 흡수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예금보험공사가 떠안고 있던 부실저축은행들을 정리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OK저축은행이 탄생한 것.

러시앤캐시는 OK저축은행 탄생 전인 2013년 9월에 배구단을 출범시켰고, 저축은행 인수 직후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최근 쿠바 국가대표 출신인 시몬을 영입하고 연간 구단 운영비를 대폭 늘리는 등 공을 들인 끝에 창단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OK저축은행의 배구 우승으로 1만여명의 적금 가입자들이 ‘대박’을 맞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V리그에서 우승하면 최고 연5.6%의 금리를 주는 조건으로 ‘스파이크OK정기적금’을 판매했다. 이 적금의 기본금리는 연3.8%다.

입소문을 타면서 상품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다. 현재 판매가 종료된 이 상품 가입 계좌는 1만253명에 총금액은 15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우승으로 OK가 추가 지급해야 할 이자 금액은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OK가 해당 상품을 판매할 당시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2%였다. OK의 당시 예금금리는 2% 후반대였다. 지난해 7월에는 개점 기념으로 3.2%금리의 예금상품을 내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한은의 기준금리가 1.75%로 추락, 사상최저금리를 기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디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금리상승 분위기를 고려해 금리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OK의 정기예금 금리도 2.3%, 정기적금은 3.5%로 낮아졌다. 금리인하 기조가 계속되면서 주 수입원인 대출금리도 내려가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5.6%의 금리를 줘야하는 OK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고객 뿐 아니라 2500여명의 직원들에게도 수십억원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OK저축은행·러시앤캐시 최윤 회장이 “배구단이 승리할 때마다 과장 이상금은 20만원, 대리 이하는 10만원씩 승리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

▲OK저축은행이 프로배구에서 우승하면서 약 1만여명이 연5.6%의 고금리 혜택을 보게 됐다. 지난해 11월 해당 상품 판매 당시 온라인 홍보물.

OK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25승, 플레이오프에서 추가로 5승을 했다. 이렇게 총30승을 거두면서 과장 이상은 600만원(20만원×30승), 대리 이하는 300만원(10만원×30승)의 보너스를 받게 됐다. 회사가 지급해야할 수당은 총80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수당의 일부분을 배구단 후원금으로 돌려받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기업은행은 기준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특판예금을 내놨다.

기업은행은 알토스 여자배구단의 V리그 우승을 기념해 총 5000억원 한도의 예금을 지난 6일부터 판매 중이다.

이 예금은 1년 금리가 1.92%에 불과하다. 기준금리보다 불과 0.17% 더 높아 특판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다. 그나마도 개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로 가입금액을 제한했다. 현재 1금융권에서 최고금리인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 예금이 2.2%인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예대 마진(예금-대출 사이의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 정부가 2.6%대의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면서 은행업계가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은 터라 배구 우승에도 불과하고 사실상 고객에게 ‘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한편 이번 시즌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각각 우승한 OK저축은행과 기업은행은 오는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일본 프로배구 우승팀 JT 선더스, NEC 레드 로키츠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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