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욱 명지대학교 명예교수는 7일 "지방자치단체가 주어진 재원으로 지역경제를 살려나갈 수 있는 경영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4시 강원발전연구원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책강좌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재원을 사용하면서 소기의 경제발전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마련했고, 지난해 12월 국무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지방자치 종합계획이 발표되면서 자치제도의 변화가 분권형 헌법개정과 더불어 큰 틀에서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 종합계획은 8개 핵심과제와 10개 일반과제, 2개 미래발전과제 총 20개 정책과제로 구성됐다.

핵심과제 중 현행 법령상 기준을 보완하는 구체적 사무배부기준을 마련해 국가 총사무 전수조사를 통해 4만6005개 사무를 제로 베이스에서 국가사무와 자치사무를 재배분하는 방안은 사무처리의 관점까지 수정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정 명예교수는 "현행 법령상의 기준을 보완하는 사무배분기준으로 국가와 지방간 사무 재배분을 추진하는 것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모든 공공사무는 주민 가까이에 있는 기초자치단체가 처리한다'는 관점에서 배분해야 한다. 이는 근린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 것으로 기초자치단체가 처리하기 곤란한 사무만 광역이 결정처리하고 광역도 처리하기 곤란한 사무만을 중앙정부가 보충적으로 결정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앙정부 중심의 하향적(Top-down) 배분방식이 아닌 프랑스의 신지방분권법과 같이 기초지방정부 중심의 상향적(Bottom-up) 배분방식을 의미한다.

정 명예교수는 이어 "무상보육·무상급식이 실시되고 기초연금제도 도입, 사회복지인력 충원 등 지장비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근본적인 지방재정 확충방안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지자체장이 표를 의식해 지방세 징수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부족한 재정을 지방교부세로 메꾸려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자체에 피해를 끼는 것으로 재정조정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낭비가 심한 지방자치단체는 파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교육자치는 학교 안에 있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교육청이 학교 행정을 감독하는 상황에서 교육자치는 가능하지 않다"면서 "교장 이하 교감, 교사 등 학교에서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활동에 간여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행제도는 머리 두 개 달린 기형적 조직으로 이런 기괴한 교육자치제도를 가진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유럽의 경우 시장 소속 하에 재무국, 환경국, 보건복지국, 교육국 등 보조기관을 두는 있고, 미국은 시장 소속하에 교육위원회를 두고 시장이 임면하거나 교육감을 시장이 임명, 소규모 지방정부가 교육특별구를 두고 교육사무를 맡기고 비용을 분단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방자치의 틀 안에 교육자치가 있다는 것으로, 도지사와 도교육감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대통령과 함께 교육대통령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라고 성토했다.

정세욱 명예교수는 이에 따라 "지방분권화 후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하다면 행정의 사각지대가 생기고 행정서비스의 차질과 혼란을 초래할 것인 만큼 지방공무원의 능력개발은 지방분권의 전제조건"이라며 "'보다 적은 비용으로 일을 더 잘하는' 지방정부를 만들고 지방자치단체의 자립정신과 의지, 공무원의 책임의식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분권화 추세는 시대적 조류이고 우리에게도 곧 닥칠 것"이라며 "이는 지방정부가 그 권한과 책임 하에 부여되는 모든 사무를 결정하고 처리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수려한 자연공간과 부존자원, 관광자원이 많은 강원도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부합하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변화를 요구했다.

한편 강원발전연구원은 7일 오후 연구원 1층 대회의실에서 '지방자치 변화와 강원도 대응방안'을 주제로 정책강좌를 실시했다. 정책강좌에는 육동한 강원발전연구원장, 최성현·강청룡 강원도의원, 김만기 도 기획관, 최태영 도 정책개발담당 등 연구원 직원과 유관기관, 도·시·군 관계 공무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