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4.07 10:54:40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동교동계로 상징됐던 호남과 구(舊) 민주계 지원을 본격 등에 업고 단일대오를 구축해 '정동영·천정배'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5일 저녁 만찬회동을 계기로 동교동계의 재보선 지원 문제를 놓고 빚어진 내부 갈등이 일단 봉합, 한고비를 넘기면서 동교동계는 7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모임에서 당의 재보선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에 거듭 구애의 손길을 보내며 단결과 단합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회의에서 "당이 더 단합하고 더 새로워진다면 승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으며, 아울러 전병헌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에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정대철 김옥두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에 뿌리를 둔 원로그룹을 멤버로 대거 위촉키로 했다.
동교동계 또한 좌장인 권 고문이 오늘 오전 이희호 여사와 함께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화요모임'에서 재보선 지원에 대해 최종결론을 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 수순밟기에 들어간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권 고문은 이 자리에서 선거 지원 입장을 재확인 하며 일부 반대 기류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이 같은 시각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겠다고 예고해 파장이 예상됐으나, 동교동계가 정 전 의원에게 방문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건넨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국 정 전 의원이 계획을 취소해 만남은 무산됐다.
이에 동교동계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파를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괜히 한 장소에서 마주치면 서로 곤란해진다는 뜻을 정 전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으나 국민모임 측은 "10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묘소를 참배하자고 의견이 모여 연기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원내대표도 5일 밤 문 대표와의 회동 후 권 고문, 박양수 전 의원 등과 만나 재보선 지원 원칙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져 동교동계내 조율이 마무리되는 7일 이후 구원등판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 고문은 오는 8일 관악 호남향우회 회장단과 오찬을 하며 지원을 사실상 본격화한다. 정태호 후보와의 경선에서 석패한 구 민주계 출신의 김희철 전 의원도 이 자리에 초대해 서울한 마음을 달래면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문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당내 친노세력에 대한 동교동계의 반감과 불신이 워낙 뿌리깊어 전폭적 지원을 견인할 수 있을지는 문 대표의 몫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리기 위해 명분 있게 갈 것"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것도 동교동계내 일부 불편한 기류를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의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때) 저를 지지했던 분들이나 여러 사람들이 화난 모습으로 저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며 "(동교동계 화요모임이 있는) 내일 결과를 일단 보겠다. 지금 그 이후를 얘기하면 더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조용히 있겠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