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4.02 17:15:34
당초 관악을은 새누리당의 오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 후보의 양강 구도가 예상했으나 지난 달 30일 정 전 의원이 막판 고심 끝에 출마를 결정하면서 3강 구도로 재편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지난 1월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 전 의원은 그동안 간 야권 재편의 ‘밀알’이 되겠다며 출마를 고사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모임이 ‘빈손’이 될 우려가 커지자 직접 선수로 뛰기로 결심한 것이다.
국민모임이 흐지부지되면 ‘정치적 친정’에서 탈당까지 하며 야권 재편을 외친 자신도 입지가 좁아지고, 내년 총선도 어려워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 표 분산이 현실화하면서 새누리당은 관악 지역 토박이인 오신환 후보는 서울시의원 출신으로, 2010년 관악구청장 선거와 19대 관악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바 있어 당초 힘겨운 승부를 예상했지만 이제는 해볼 만한 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내심 반색하고 있다.
19대 총선 때도 야권 분열로 오 후보는 33.28%를 득표해 38.24%를 얻은 당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 28.47%를 얻은 무소속 김희철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바 있어 당 지도부는 오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지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섰다.
그리고 오세훈 전 시장도 4년에 가까운 정치적 공백기를 깨고 오 후보의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는 등 지원 사격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30%가량 된다고 볼 때 정 전 의원이 5%만 가져가도 정태호 후보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대통령 정무비서관을 역임하고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의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활동했지만 대중 인지도가 낮은 점이 큰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정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은 김희철 전 의원측의 구 민주계가 정 후보 지원에 소극적인 점도 불리한 요소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양강 구도를 구축한다면 승산도 없지 않다고 보고 당 지도부가 관악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연일 ‘정태호 띄우기’에 열을 올린 것도 이런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면서 ‘정동영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의원을 내세운 국민모임 측은 관악이 야당 텃밭인 점에서 대선후보를 지낸 정 전 의원의 대중 인지도가 세정치연합 정 후보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관악 인구의 다수인 호남 출향민의 친노에 대한 거부감 등을 고려해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달 21일부터 22일까지 관악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2명을 무작위로 뽑아 유선전화 ARS방법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오차 ±3.7%포인트. 응답률 1.63%) 다자 대결에서 정 전 의원이 21.3%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34.0%)보단 뒤지지만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19.0%)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국민모임측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