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과 김세균 상임위원장이 26일 오후 여의도 '대륙으로 가는 길' 사무실에서 4·29 재보궐선거 등과 관련해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전 의원은 전날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싱크탱크 ‘대륙으로 가는길’ 사무실에서 국민모임 상임위원장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회동한 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로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오는 29일 별도로 생각을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원은 “오는 29일 국민모임 창당발기인 대회 전까지 출마할지를 계속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늘 김 교수 등 국민모임 측의 입장을 공식 전달받고 ‘무겁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오는 일요일까지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완전 닫지 않았다는 뜻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분명히 대답하면서 “(회동 후 언급도) 오늘 아침 언론에 얘기한 것의 연장”이라고 설명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동반 탈당하고 국민모임 창당에 동참한 최규식 김성호 임종인 전 의원 등 멘토그룹과 연쇄 모임을 갖고 출마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탈당파 사이에서는 불출마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관악에 나가면 이긴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의 역할은 내년 총선 때 진보개혁 세력 결집을 주도하는 것”이라며 “재보선이 생겼다고 정동영을 투입하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 전 의원도 전날 회동 후 배포한 자료에서 “불출마 약속을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출마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며 “단판승부보다는 대안야당과 대체야당을 건설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대로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일부에서는 불출마를 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으나, 측근들은 “거꾸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명예세균 교수는 “정 전 의원의 의견을 존중해 받아들일 수 있고, 한번 더 말씀을 드려보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출마를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이 출마 가능성에 불씨를 남기는 발언을 하자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정 전 의원의 출마가 현실화된다면 이번 재보선의 중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어 그동안 불출마를 기정사실화해온 입장에서 “설마…” 하면서도 긴장감 속에 재보선 구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천정배 전 의원(광주 서을)에 이어 정 전 의원마저 등판, 대중성이 높은 거물급 탈당파 인사들과 당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연출될 경우 야권 후보 난립으로 가뜩이나 선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위협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편 본인은 출마를 고사하고 있지만 전 구의원, 자영업자, 주부 등 관악을 주민 50여 명 등 이지역 유권자들이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거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출마촉구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옥호 전 관악을 구의원 27일 ‘4.29 보궐선거 관악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출마 촉구위원회’를 결성하고 지역구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들어가면서 “국민들은 현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고 동시에 제1야당 새정치연합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도록 정동영 전 정관처럼 당선 가능하고 힘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출마촉구위원회에 참여한 주부 김정희씨는 “국민모임이 야권교체와 정권교체를 목표로 창당한다는데 그렇다면 이번 4.29보궐선거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 전 정관의 출마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이들은 추대위를 꾸리는 한편 조만간 정 전 장관을 찾아가 관악을 지역구민들의 의사를 직접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