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을 향해 비판 기사를 작성한 기자 등에게 “쓰레기”라고 언급하면서부터다.
유 의원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과 야당의 걱정은 이 후보자의 거친 표현이 아니라 언론을 폭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비뚤어진 언론관에 있다”고 문제 삼은 당사자다. 때문에 ‘이중성’ 논란도 더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셋째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유 의원의 행동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간사와 진선미 위원 등이 2월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전북신문’은 앞서 지난 12일 ‘새정치 전북도당 정체성 논란’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북도당이 새정치를 향한 DY(정동영 전 고문)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함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성엽 도당위원장과 상근 당직자, 고문단 등 다수가 국민모임 신당의 주축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그런데 쓰레기는? 가지가지가 아닐까”라고 적었다.
측근인 정진숙 전 도의원은 댓글로 “아직 셋째 산후 조리가 말끔히 안 된 듯하다”며 기자를 향한 성희롱 발언을 남겼다. 유 의원은 해당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맞장구까지 쳤다.
이에 김창수 새누리당 전북도당 대변인은 “입에 맞지 않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쓰레기’라고 매도하더니 그를 따르는 한 정치인은 해당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까지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쓰레기’ 발언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자신의 SNS에 “사실도 아닌 것을 단정적으로 소설을 쓴 쓰레기 같은 기자나 이것을 논평한 한심한 사람이나 태풍이 몰아쳐 쓸어버려야 세상이 좀 나아질 것”이라며 “왜 쓰레기에 비유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뉘우치려 하지 않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태도들이 개탄스럽다. 반드시 쓸어버려야 한다”고 기재했다.
또 “허위사실을 단정적으로 기사화한 것, 그런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과 경위에 대한 제 나름의 추측을 믿기 때문에 ‘쓰레기’라고 한 것”이라며 “아직도 못 알아듣는 것을 보면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너무 뻔뻔하다”고도 적었다.
유 의원은 심지어 김창수 대변인의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를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21일 CNB와 통화에서 “점잖게 하실 수도 있는데 말씀이 너무 심하셔서 논평한 것”이라며 “한 동네에서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추가 대응은 하지 않고 있지만 전화로 욕하는 분들 때문에 번호를 바꿔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 의원이 해당 기사에 대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SNS에 욕설을 남기기 전 작성자인 기자나 언론사에 한 차례도 정식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언론사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언론중재위 제소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기사는 특성상 당사자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기자들은 정황상 의혹을 제기하거나 분석을 하는 내용의 기사를 많이 작성한다. 통상 연륜 있는 정치인들은 기사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직접 해명하거나 반박을 하지, 욕설을 하지 않는다.
이완구 총리의 언론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때 맹비난하고, 평소 표현의 자유와 여성인권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새정치연합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도 이 총리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중앙당 차원의 공식 대응을 조심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공개적으로 기자를 ‘쓰레기’라고 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11일 TV조선 엄성섭 앵커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출연한 방송에서 이완구 당시 총리 후보자의 말을 녹취한 기자를 향해 “타사 언론에 이익을 주고. 무슨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보원도 아니고. 기자가 이게 기자에요? 완전 쓰레기지, 거의…”라고 비난했다가 곧바로 사과했다.
그러나 파장은 커졌고 이를 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링크 걸며 “충격. 쓰레기가 말을 하다니…”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한편, 유성엽 의원은 19일 계파가 다른 같은 당 의원에게 막말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일 ‘전민일보’는 유 의원이 국회에서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탈당자 복당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던 중 김윤덕 의원에게 막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친노계(친노무현계)인 김 의원은 지난 도당위원장 선거 때 유 위원장에게 패한 이상직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