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국방위원장을 지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이 지지한 반면, 청와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자칫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 침묵하는 미국과 사드 배치 반대 입장 표명을 압박하는 중국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우리 정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4월 임시국회 이전 의원총회 자유토론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의견이 집약되면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의원들끼리 모여서 사드 문제를 논의하는 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염려된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에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17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수단인 사드 배치는 전적으로 우리가 국가 안보나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무성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해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경제교실’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정부가 우리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사드 배치에 찬성하며 의총에서 공론화를 추진 중인 유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국방위원장을 해서 사드가 어떤가를 우리보다 많이 안다. 당내에선 제일 전문가”라면서도 “개인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일반 의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의총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자유토론으로 아이디어를 모으는 회의) 하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지, 그런 예민한 부분을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외교와 국방이 다 관련된 예민한 부분은 정부의 몫”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