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병문안했다.(사진=청와대)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오전 귀국 첫 일정으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병문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곧바로 흉기 습격을 당해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찾아 10여분 간 이야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병실로 들어서자마자 리퍼트 대사와 악수를 한 뒤 “중동 순방 중에 대사님 피습 소식을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며 “저도 지난 2006년에 비슷한 일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그 의료진이 ‘하늘이 도왔다’ 이런 말씀들을 했는데 이번에 대사님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며 “그 후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 동맹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지, 상처 부위도 그렇고, 2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은 것도 그렇고”라며 “당시 의료진이 얼굴의 상처가 조금만 더 길고 더 깊었어도 큰일 날 뻔 했다고 했는데 어쩜 그것도 그렇게 비슷한지”라고 2006년 5월 피습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대사님이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고 미국과 한국 양국의 국민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오히려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리퍼트 대사가 병상 중 트위터에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남긴 글과 관련해 “이 글을 보고 우리 국민들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빨리 쾌차하셔서 앞으로 한미 관계와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 영원히 같이 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도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과 시간을 가족과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쓰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곳 의료진들이 과거 대통령님을 수술한 경험이 있어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저를 수술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했다. 여러모로 대통령께 빚을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간의 장기 중동순방을 마치자마자 첫 일정으로 리퍼트 대사를 방문하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한 것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미동맹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행보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사건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