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직 일정은 정하지 못했지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이석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이달 내로 개최될 가능성이 커 그야말로 인사청문회 퍼레이드가 이어지게 돼 있어 여의도에도 봄은 오지만, 일찌감치 전운을 예고했다.
이에 인사개편을 통해 집권 3년차의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새누리당은 업무 능력과 정책 비전 검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산 형성 과정이나 병역과 같은 후보자의 도덕성을 정조준하고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송곳검증을 벼르고 있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라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리면서 새정치연합은 휴일인 8일에도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며 화력을 집중한 반면, 새누리당은 '흠집내기식' 인사청문회를 중단하라며 방어선을 구축하는 등 여야간 신경전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새정치연합이 정책비전과 자질검증의 장이 돼야 할 인사청문회를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을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인사청문회를 신상털기, 흠집내기로 몰고 가려는 시도는 구태 중의 구태”라고 비난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후보자들의 대변인, 변호인을 하는 것은 인사청문을 해야 할 임무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인사청문회는 꽃길이 아니며, 국민 시각에 후보자들은 이미 부적격”이라고 반박했다.
유기준 유일호 후보자는 현직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경우 앞으로 10개월 남짓 장관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적정성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유기준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을 공동 발의했고, 변호사 겸직에 따른 억대 수익을 올린 게 야당의 공격 포인트로 등장하고 있다.
유일호 후보자도 유 후보의 지역구인 송파에서 배우자가 ‘영어도서관문화운동’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영어도서관 민간위탁 사업을 따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새정치연합에서는 후보자 장남의 취업특혜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홍용표 후보자는 교수 시절 뉴라이트 계열 기구 활동에 따른 이념 편향성 논란과 더불어 결혼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 아파트 전세를 얻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더구나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홍 후보자가 통일연구원과 교수 재직 당시 논문 중복 게재와 짜깁기를 했다며 ‘셀프표절’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위장전입을 시인한 임종룡 후보자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전신) 근무 시절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취·등록세 탈루 의혹을 받고 있으며 특히 2013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다 같은 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가고, 또다시 금융당국의 수장에 임명돼 업무의 이해상충과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투기 광풍이 불었던 1980년대 강남과 서초에 아파트를 잇따라 분양받은 점과 장남의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졌으며,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거부하던 야당이 청문회 참여 쪽으로 사실상 선회함에 따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팀에 속했던 박 후보자의 당시 역할과 사법부 독립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석수 특별감찰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통령 주변을 감시할 초대 특별감찰관이 되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공방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며, 특히 이 후보자가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팀에 소속됐던 만큼 당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야당의 추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