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혹독한 겨울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마사회 소속의 경주마들이 수영으로 봄의 시작을 알린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김병진)은 지난 5일부터 어린 경주마나 지구력 보강이 필요한 말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주마 전용 수영장을 운영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주마의 수영훈련은 보통 3월 말이나 4월 초순부터 시작하지만, 부산·경남 지역은 온화한 날씨로 1달 가량 빨리 말 수영장을 열었다.
수영은 훈련의 한 일종으로 경주마들이 이를 통해 뭉친 근육을 풀거나 운동기 질환을 치유하는 효과를 주는 동시에 심폐기능, 지구력 강화에도 탁월하다. 또한 다양한 근육을 함께 운동시킴으로써 실제 경주에서 주로 쓰이는 근육을 도와 피로감을 지연시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에 많은 조교사들이 수영을 훈련에 도입하고 있다.
말 수영장은 둘레 55m, 깊이 3m, 폭 4m 의 도넛 형태의 대규모 실내풀이다. 수온은 16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자동 온도조절장치를 갖추고 있고, 수영 중 마필들의 배설물 때문에 생기는 물의 오염을 막기 위한 최첨단 정화시설과 수영 후 샤워를 할 수 있는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마필 대부분은 타고난 수영 선수다. 500㎏의 육중한 체구의 경주마가 물 속을 박차고 나갈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지만 가끔 수영을 하지 못하는 마필도 있어 수면 위로 머리만 내밀고 헉헉거리기도 한다.
모든 말이 다 수영조교를 하는 건 아니다. 물을 싫어하는 말, 호흡기 질환, 허리가 나쁜 말은 수영훈련를 시키지 않고, 말 수영은 심장마비나 부상의 위험 때문에 철저한 관리하에 마필관리사의 유도에 따라 수영 훈련이 이루어진다.
한번 수영시간은 3분가량 2바퀴에서 3바퀴 정도 도는데 운동효과는 1400m 트랙을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다. 보통 6월부터 수영장을 개장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비교적 날씨가 따뜻한 렛츠런파크 부경에서는 운동효과가 좋아 초봄부터 많은 경주마들이 이용한다.
수영 전·후로 마필관리사들은 말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에 들어간다. 수영 전에는 30분가량 준비운동을 시키고 샤워를 한 후 물 속에 들어간다. 수영 후에는 온 몸을 부드러운 담요로 감싼 다음 온수 샤워를 받는다. 샤워를 마치고 나면 원적외선을 쐬며 온열 마사지로 피로를 푼다.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운동 후에는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 등도 듬뿍 발라 수분이나 오물의 침투를 막는다.
또 사람처럼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경주마들은 ‘천연 털옷’ 위에 특수 제작된 ‘마의’를 입고 지낸다.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겉은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경주마용 점퍼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 전용수영장은 평균 16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자동 온도조절장치가 설치돼 있고 경주마가 수영한 뒤 곧바로 샤워를 하는 등 관리만 잘한다면 수영조교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근력과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방역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힘들었던 ‘마사 지역’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며 경주마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경주마랜드 투어(견학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경주마 수영장을 견학할 수 있다. 경주마랜드 투어는 매주 토·일요일 렛츠런파크 광장에 위치한 종합 안내소에서 선착순으로 신청 가능하다. 이용료는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