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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리퍼트 미 대사 피습은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

범인은 일본 대사 공격했던 시민단체 대표…“전쟁훈련 반대” 구호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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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15.03.05 11:45:48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가 괴한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5일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 "이번 사건은 주한미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세 번째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피습 사건 소식을 보고받은 뒤 "오늘 피습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42)가 5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도중 진보성향 문화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종(55)씨로부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쳤다.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 오른쪽 뒤 테이블에 있던 김씨가 갑자기 걸어나와 리퍼트 대사를 밀어 눕히고 가슴을 누른 뒤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 등을 수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한모씨는 “아무도 김씨를 막지 않았다. 김씨는 ‘왜 오바마가 변했나, 평화적으로 하지 않고 군사적으로 하냐’고 외쳤다”고 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붙잡힐 당시에도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으며, 리퍼트 대사를 공격하기 직전 모 교수한테 이 유인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씨는 지난 2010년 7월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으며,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를 검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지만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용의자가 경찰에 제압돼 건물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다시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른쪽 빰에 5㎝, 왼쪽 손목은 경미한 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리퍼트 대사가 한국시각으로 5일 오전, 강연을 하던 도중 피격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으며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강북삼성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동맹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처음 테러를 당한 셈이어서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 가운데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미국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의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경찰은 주한 미국 대사는 필수 경호 대상이 아니고, 이날 대사관 측에서 별도의 경호요청은 없었다며 당시 기동대 1개 제대를 세종홀 주변, 정보와 외사 형사를 세종홀 안팎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은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테러”라고 규탄하며 “오늘 벌어진 테러 행위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의 진상은 물론 배후세력까지 엄중하게 조사하고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 공관저 시설과 요인에 대한 신병보호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미국 대사관 경비를 기존 1개 중대, 2개 소대에서 3개 중대로, 대사관저는 1개 소대에서 1개 중대, 1개 소대로 인력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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