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1일 동시 조합장 선거가 이제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간선거인만큼 공직선거와는 달리 자율적이고 깨끗한 선거를 마음속으로 기대했지만, 이제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입후보 예정자들과 관련된 금품살포, 향응제공 및 편의제공 혐의등이 적발되면서 검찰의 고발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조합장선거가 공직선거의 어두운 면을 답습하는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번 선거는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동시선거로 전체적인 규모를 본다면 지방선거에 버금간다고 볼 수 있는 제법 규모가 있는 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 우리지역을 포함하여 선거를 치르는 조합이 강원도 지역에만도 100여곳에 달하고 있어 그에 따른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피할수 없는 일이 됐다.
대부분의 조합의 경우 당선자에게는 직무수행에 따른 거액의 연봉과 함께 사업과 예산·인사 등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막대한 권한이 주어져 일부에서는 구․시․군의 단체장보다 지역의 조합장의 자리가 좋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몇몇 조합장 선거에서 앞서 말한 위법행위로 인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며 이전 선거와 같이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행태가 재연되고 있는데 이러한 행위는 최근 각종 무역 개방과 농촌 일손 부족 및 비료, 사료 등의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의 파도앞에 한시라도 시름을 덜어낼 여유도 없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처사로 진정 누구를 위한 조합장이 되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 아니다 할 수 없다.
조합장 선거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선거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직선거와 달리 조합원과 유권자가 한정돼 있고, 이들 조합원 대부분은 후보자와의 학연 및 지연 등으로 묶인 친밀한 관계들임을 감안할 때 신고를 꺼려하고 있다.
이와같이 오래된 친분을 앞세워 금품 수수 등 행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있어 불법행위에 대한 적발이 대단히 어렵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방지하기 위해 농협중앙회에서는 부정선거 발생 조합에 대해 자금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지원 자금도 회수한다는 발표까지 하면서 공명선거의지에 동참하고 있고,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각종인력을 대폭 투입하여 돈선거 근절 및 부정선거 운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현재의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선거운동을 가라앉히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이유는 공직선거와 달리 예비후보자등록제도가 없고 선거운동 방법에 있어서도 제한적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지도가 낮은 후보자는 본인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친분 위주의 1대1 선거운동과 동시에 불법적인 금품제공행위 기부행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을 것이며 반면, 현직 조합장 또는 조합의 조직배경을 가진 후보자라면 앞서 제시한 행위 외에도 지위와 권한을 앞세워 임․직원들 및 마을 단위의 책임자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때문이다.
이제 출마를 하는 후보자들은 불법행위를 통해 표를 얻으려는 노력보다는 진정 조합의 주인인 농민의 시름을 닦아 주려는 노력으로 공명정대하게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더욱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당선되는 조합장은 해당 조합의 운명뿐 아니라 농촌사회의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중대한 지위를 가진 신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오직 깨끗하고 공정한 마음으로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길 바라며, 3월11일 동시조합장선거가 그동안 잘못된 선거 관행을 뿌리 뽑는 혁신 선거가 되길 기대해 본다.